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5인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협동조합 형태 중에서도 의료생활협동조합은 지역 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운영한다. 기존 병원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조합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다. 시골의 낡고 작은 진료소에서 시작한 일본의 미나미의료생협은 조합원 6만3016명, 915개의 반 모임, 76개 지부, 11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1일 방문 환자수도 1300명 가량으로 짧은 기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의료나 복지는 물론 생활과 문화까지도 협력의 힘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미나미의료생협은 ▷살아 있는 의료 ▷마음이 담긴 돌봄과 복지 ▷웃음이 깃든 건강한 몸 만들기 ▷생기 넘치는 지역 만들기 ▷열정으로 가득 찬 생협 만들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 책은 시골의 낡고 작은 진료소에서 시작한 작은 의료생협운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고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의료생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미나미의료생협의 시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 환우회 등 관계자 모두는 내원자나 이용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편히 이용하고 자기 방식대로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응원한다. 조합원이 되면 의료와 돌봄·복지 서비스, 건강 상담, 육아 지원과 같은 사업을 이용할 수 있으며, 동네 사람들이 교류하던 빨래터처럼 자연스러운 모임이자 취미 동호회인 반 모임이나 건강 축제 같은 여러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반 모임오가 함께 미나미의료생협에는 봉사를 나누는 다양한 지원 활동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재택 환자를 돌보는 모임'이나 환자들끼리 서로 돕는 '환우회', '공해병 환자와 가족 모임' 등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건강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나미의료생협이 걸어온 길은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한국 의료생협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고령화사회, 격차사회, 무연고사회라 불리는 현상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으며, 실업률과 자살률 증가 통계도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정도다. 인간이 만든 사회에서 '협동'이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 니시무라 이치로 지음, 번역연구모임 연리지 옮김. 알마. 1만35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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