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담1동 '참오리'의 주인장 양순자씨가 오리고기와 돼지고기, 묵은지, 호박, 감자, 콩나물 등을 커다란 철판위에 먹음직스럽게 익히고 있다. 강희만기자 묵은지·갖은 채소 곁들여 먹으면 추운 계절 소주 한잔을 부르는 맛 당찬 맛집을 찾아서 때이른 겨울 추위가 성큼 다가왔다. 배가 든든해야 허기진 마음까지 채우고, 매서운 추위도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는 법. 분주한 하루 업무를 끝낸 직장인들이 동료, 지인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거나 가족끼리 외식하기에 부담없는 가격과 맛있고 정갈한 집을 찾던 차에 제주시 용담1동에 위치한 '참오리'를 만났다. 식당 이름만 보면 당연히 오리고기 전문점일 것 같은데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요즘 한창 손님들의 입맛을 붙들고 있다는 '오리랑 돼지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리고기와 돼지고기 두 가지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메뉴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다. 오리고기를 주원료로 뭔가 색다른 메뉴가 없을까 고민하던 주인장 양순자(56)씨와 그녀의 아들이 고심 끝에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음식이다. 철판의 열기로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면서 번지는 냄새에 얼른 한 점 집어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제대로 먹으려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 잘 익은 삼겹살과 묵은지를 먹기좋은 크기로 자르기 시작하는 양씨의 손놀림에 젓가락을 들었다. 고기를 기름장과 콩가루에만 찍어먹어도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함이 그만이고, 상추나 깻잎에 양념을 찍은 고기 한점과 양파 절임, 마늘을 얹어 한 입 가득 싸먹는 맛도 그만이다. 추운 계절에 소주 한 잔을 절로 부르는 맛이다. 육고기는 지방질로 인해 조금은 느끼할 수 있는데, 그런 걱정을 잡아주는 게 부추 겉절이와 깻잎·무 장아찌다. 상에 내기 직전에 바로 만든다는 부추 겉절이는 부추에 오이, 깻잎, 얼갈이배추를 적당량 넣어 갖은 양념으로 무쳐냈는데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시원한 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마무리해준다. 깻잎·무 장아찌는 깻잎과 얇게 썬 무 한 장씩을 켜켜이 쌓아 간장에 절여내는데 건강을 생각해 짜지 않게 만드느라 신경썼다는 그녀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깻잎·무 장아찌에다 고기를 싸먹어도 맛있다. 고기를 다 먹을 즈음이면 오리뼈를 하룻동안 푹 고은 육수에 쑥을 첨가한 면발로 만든 쑥수제비가 나온다. 수제비까지 다 먹었다 싶을 즈음엔 늙은호박으로 만들어 샛노란 빛깔이 고운 시원한 호박식혜까지 올라온다. 호박의 단백함과 시원함이 어우러진 맛에 입이 즐겁고, 소화도 잘 될 것 같다. 3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오리랑 돼지랑은 4만원이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702-1533.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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