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여성문화센터 연극동아리 '일탈'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연극 공연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순회공연으로 가족사랑 등 교육효과 '듬뿍' 내년부터 어린이집·복지시설 등 찾아 공연 지난 11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공연을 선보였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날 공연이 끝난 뒤 많은 이들이 먹먹한 가슴을 진정하느라 쉬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연극을 관람한 어린 학생들은 "엄마랑 종합병원가서 건강검진 받아야지"라는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연극의 교육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영윤) 연극동아리 '일탈'(회장 김선희)은 센터가 지난해 8~10월 문화예술교육으로 진행한 '연극으로 놀며 배우며' 수강생들이 만든 순수 아마추어 연극 모임이다. 이번 연극은 지난해 겨울 '아름다운 사인(死因)'에 이은 두 번째 공연이다. 사실 올해 이들이 준비한 공연은 11월 10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예정된 1회 공연뿐이었다. 그러나 연극 소식을 접한 신성여자고등학교에서 요청해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겨 특별공연을 진행했다. 문예회관에서는 동부경찰서 방범순찰대원 50명이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야 했고 직원으로부터는 "문예회관 소극장 역사상 공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다 입장한 것은 처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설문대센터 공연에서는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카타르시스'를 곁들인 눈물바다를 만들어냈다.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30대에서 50대 주부들로 구성됐다. 이전에는 연극을 전혀 배워본 적이 없는 주부들이지만 이론과 실기 교육으로 얻은 지식을 이용해 연기뿐만 아니라 대본과 각색, 음향 등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모든 분야를 스스로 해내고 있다. 많은 주부들이 살림만 하다 보면 친구가 떨어져 나가고 야외활동도 줄어들게 돼 매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59세로 최고령인 회원은 2~3명만 모인 자리에서는 대화도 못할 정도로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이제는 "일생에 이렇게 즐거운 적이 없었다"고 할 만큼 연극에 푹 빠져들었다. "평소 성격이 조용하고 말수도 적은 편이었다"는 회원 김은정씨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고 다른 회원과 함께 한 아파트업체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CF까지 찍었다. 연극동아리는 그 자체로 타인에게 꿈과 희망, 사랑을 베풀기 위한 순수 봉사단체이면서 회원들 스스로 서로에게 도움도 주고 있다. 공연 당일이 시아버지 제사여서 연습에 함께하지 못한 회원 정경희씨는 모두가 지쳐가던 공연 일주일 전부터 "밥은 내가 책임지겠다"면서 매일 메뉴를 달리한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 회원들을 격려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수채화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연극동아리에도 참여하고 있는 회원 이소영씨는 "회원들의 마음이 모여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제주신화를 주제로 한 창작극을 만들어 어린이집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면서 공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러나 소품을 구할 수 없으면 집에서 밥솥과 이불을 가져와 무대를 채웠다. 연극동아리 '일탈'은 서로가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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