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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분석]서귀포항 여객선 취항 언제 성사되나
전남 녹동 이어 인천도 물건너 가
시장조사 등 사전준비 없이 접근 '헛걸음'
내년 예산에도 한푼 없어 사실상 손놓아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입력 : 2013. 12.16. 00:00:00

▲서귀포항이 무역항이면서도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귀포항 전경.

서귀포시가 물동량 감소로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서귀포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객선 취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있다. 서귀포항과 전남 녹동항 간 여객선 취항은 성사 일보 직전에 무산됐고 시가 최근에 접촉한 인천지역 해운사도 서귀포항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면서 또 해를 넘기게 됐다. 사정이 이러자 13년 만에 서귀포항 여객선 취항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행정의 적극성 부족을 지적하며 허탈해하고 있다. 지금 상태로라면 서귀포항 여객선 취항은 요원한 실정이다.

▶현재 서귀포항은?=무역항이면서도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읍면지역의 연안항보다 물동량이 적은데다 항을 이용하는 여객선 등 외항선도 없어 '무역항'이라는 이름을 무색케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서귀포항의 화물 물동량은 43만6000톤으로 같은 무역항인 제주항의 733만9000톤과 비교하면 무려 17배나 적다. 특히 무역항인데도 도내 연안항보다도 물동량이 적으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한림항 83만4000톤, 애월항 57만7000톤, 화순항 56만8000톤으로 무역항인 서귀포항의 화물 물동량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입항하는 외항선도 제주항이 크루즈 177척, 화물 14척, 통과선박 44척 등 240여척에 달하고 있으나 서귀포항은 단 1척도 없다.

사정이 이러자 우근민 도지사는 지난달 말 서귀포항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서귀포항에 취항하는 정기화물선이 없어 계속 침제되고 있다"며 "삼다수 물량이 일정 부분 서귀포항을 통해 육지로 수송되고 있지만 육지부에서 반입되는 물동량이 적어 정기화물선 취항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귀포항 활성화를 위해 육지부에서 반입되는 물동량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도청 관련 부서와 서귀포시, 농·감·수협 등이 함께 대책을 강구하라"고 덧붙였다.

▶여객선 취항은 '희망사항'일까?=서귀포항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여객선이 드나들면서 구도심권 지역경제를 견인했다. 서귀포항에 여객선 운항이 끊긴 것은 2000년 8월. 부산항을 오가던 카페리 여객선이 경제성 악화로 운항을 중단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는 서귀포항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2011년부터 서귀포항과 전남 녹동항을 잇는 여객선 취항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서귀포항에 여객선터미널이 들어섰고 선사측은 선박 시운전 과정도 거치는 등 곧 뱃길이 열릴 것 같았다.

하지만 서귀포항~녹동항 여객선 취항은 선사측이 요구한 유류비 보전을 시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물거품이 됐다. 현재 서귀포항에는 당시 지어진 여객선터미널이 방치되고 있다. 시는 녹동항 여객선 취항이 무산되자 최근 인천항으로 눈을 돌려 시장과 해양수산과장이 인천지역 C해운을 직접 방문해 의견을 수렴했다. C해운은 여객선 2척으로 제주항~인천항을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C해운은 서귀포항의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여객선 취항에 난색을 표명했다. C해운 관계자는 "서귀포항 여객선 취항은 생각도 안해봤고 그런 여건도 못된다"며 일축했다. 시가 '헛걸음'을 한 셈이다.

시는 내년에도 여객선 취항을 추진할 의지가 전혀없는 모양이다. 오충진 도의원은 최근 열린 도의회 예결위에서 '서귀포시가 내년도 예산에 여객선 재취항 등 서귀포항 활성화 관련 예산을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여객선 취항을 위해 다른지역 선사를 방문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추경에라도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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