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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약을 꿈꾸는 Jeju Water, 물 산업](21)중국맥주에서 배운다-(1)칭다오(靑島)맥주
독일인이 중국에 남긴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파워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4. 01.13. 00:00:00

▲칭다오의 명물로 자리잡은 길게 늘어선 칭다오의 맥주 거리. 강희만기자

58개 생산공장… 미국·캐나다 등 40여개국 수출
독일 마을 연상 맥주박물관·갓 뽑은 맥주바 인기

중국 산동성이 있는 칭다오는 삼면이 바다인 항구도시이다.

해변을 따라 긴 모래사장과 해안에 맑은 물이 있고 기후가 온난한 칭다오는 공업도시일 뿐만 아니라 휴양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해안에 고층빌딩과 독일식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칭다오에서는 독일식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청·일전쟁 이후부터 일본이 중국 동부해안을 점령하기 전까지 독일군이 주둔해 있었기 때문이다.

칭다오의 명물 중 하나인 칭다오 맥주는 바로 독일인들이 남기고 간 유산이다.

▶칭다오 맥주 역사

청도맥주주식회사에서 생산해 내고 있는 칭다오 맥주는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로 성장했다. 칭다오 맥주 역사는 1897년 독일이 청도를 점령하면서 시작됐다. 독일은 1903년 독일 군인과 자국민들을 위해서 칭다오 맥주(제1공장) 공장을 설립했다.

1516년 순수 맥주 제조법을 개발한 독일은 이 기술을 그대로 도입해 칭다오 지방의 맑은 지하수를 이용해 맥주 생산에 들어갔다.

독일의 칭다오 맥주 경영은 13년 동안 이어져 오다가 일본으로 넘어간다. 일본은 1914년 유럽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이 중국경영에 소홀한 틈을 타 항구도시인 칭다오를 점령한다. 이후 일본이 29년 동안 칭다오 맥주를 경영한다. 하지만 1945년 8월15일 일본의 패전으로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면서 청도맥주주식회사는 중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청도맥주주식회사는 이후 수십개의 지방 맥주기업을 인수·합병해 현재는 중국 최대의 맥주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인이 처음 지은 맥주공장 건물은 현재 맥주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칭다오 맥주축제를 만끽하고 있는 참가자들.

청도맥주주식회사는 1903년 독일인들이 시작한 칭다오 맥주회사의 공장과 설비를 보존해 2001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맥주공장, 미니어처로 보여주는 맥주제조 과정과 각종 장비, 청도 맥주의 역사, 세계 각국의 맥주 등을 볼 수 있다. 관광객들은 각종 시각자료를 통해 칭다오맥주의 유구한 역사와 독특한 기업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인류가 처음 맥주를 마시게 된 기원과 역사, 맥주의 종류, 출시 맥주들도 시대순으로 볼 수 있다. 맥주가 발효되는 저장소와 술통이 빼곡히 자리 잡은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독일 마을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공장 설립 초기에 사용했다는 독일 지멘스사의 모터는 지금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생산 중인 칭다오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맥주 바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이 가장 열광하는 곳. 바로 옆 칭다오 맥주 공장에서 갓 뽑아 온 맥주라 인기가 많다. 맥주 바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곳이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마치 술에 취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벤트 존 드렁큰 바에서는 모두 '술의 신'이라도 된 듯 즐거워한다. 또 요즘엔 칭다오 맥주병에 즉석에서 찍은 사진(개인 혹은 가족, 친구 등)으로 만든 '자신만의 라벨'을 부착하는 게 인기다.

▶칭다오 맥주 매출실적 및 동향

청도맥주주식회사는 지난해 기준 중국에 있는 18개성 자치구 직할시에 58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제1공장 생산량은 1일 2000톤, 연간 생산량은 40만톤이다. 58개 공장의 연간 총 생산량은 50만톤으로 총 매출액은 300억 위안 정도이다. 종업원은 4만명, 1공장의 종업원수는 200여명이다. 수출은 연간 8만톤 정도로 미국과 캐나다가 주 수출국이다.

2013년 상반기 매출액은 149억7100만 위안으로 순익은 13억9500만 위안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8%, 38.46% 늘어난 것이다. 칭다오맥주 전체 판매량은 총 458만㎘로 전년 동기 대비 9.62% 늘었다. 이는 중국 전체 맥주 판매량의 18.33%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맥주업계 전체 생산량은 2498만㎘로 전년 동기 대비 5.85%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5%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2011년의 11.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맥주산업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칭다오맥주라는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로 고도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인터뷰/뚱프앙 칭다오맥주 박물관장]"독일 최고 기술과 최고 원료 만나"

"중국의 맥주회사는 한때 800여개에 육박했으나, 그동안 많은 인수 합병이 이뤄지면서 현재는 200개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뚱프앙 관장(전 청도맥주주식회사 관리부장·사진)은 "현재도 지방에 있는 작은 맥주회사들이 인수 합병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나중에는 계속 감소해 3개 정도의 큰 대형회사가 중국 맥주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 속에서도 칭다오맥주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일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원료와 만났기 때문이다.

뚱프앙 관장은 "칭다오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수질이 매우 좋다. 효모가 맥주의 영혼이라면 물은 피와 같은 것이다. 맨 처음에는 지하수를 사용했는데 맥주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인근의 노산에서 나오는 맑고 깨끗한 천연광천수를 사용하게 됐다"며 "최고의 물과 독일의 정통 기술이 어우러져 최고의 맥주를 생산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뚱프앙 관장은 이어 "맥아와 홉도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보리(맥아)는 캐나다와 호주산 맥주용 보리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고, 홉은 중국 신강에서 생산해 내는 것과 체코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뚱프앙 관장은 아울러 "미래를 볼 때 국내 판매보다는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좋지만 수출시장이 극소수"라며 "전체적인 맥주 생산량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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