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가 국가의 경제적 동력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부양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현대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은 1.23명에 그쳐 OECD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언론은 이러한 문제를 꾸준히 이슈로 다루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대선 주요 공약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면서 출산·보육 보조금, 무상교육 등을 논의하고, 여성이 직업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 민간보육시설 확충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한국과 유사하게 독일에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저출산 문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독일 언론은 세대 간 합의의 파기, 불안한 연금, 사회복지 체계의 과중한 부담, 경기 침체 등을 우려했다. 나라의 흥망이 달린 이슈로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최근의 극적인 출생률 감소는 본질적으로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며, 출생률 감소는 근대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오랜 역사가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출산과 양육이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남아 있는 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탁아 방식을 바꾸는 것, 그리고 여성의 사명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출산과 육아를 여성의 문제로만 밀쳐낼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함을 알려준다.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지음, 이재원 옮김. 알마. 1만3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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