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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6)공공보건의료사업실
보편적 의료이용 보장·주민 건강형평성 제고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4. 02.14. 00:00:00

▲제주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은 아라동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3년째 다양한 건강증진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외국인환자의 통·번역 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에 대한 의학용어교실 등도 수행하고 있다.

취약지역·계층·분야 의료공급 등 역할
민간의료 기관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직제

공익적 사업수행 8개 부서 조정·지원도

제주지역 유일의 메디컬센터인 제주대학교병원은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은 물론 지역내 각종 질병예방 및 치료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의 의료 중심이며, 의과 대학을 포함하는 종합병원과 각종 전문병원으로 구성된 의료센터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첨단 장비는 물론 나름 정상급의 의료진을 갖추면서 제주지역에서는 3차 의료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제주대학교병원의 시설과 장비, 의료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부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공공보건의료 사업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의 공공보건의료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공공보건의료'라는 용어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이 한정하고 있는 법령용어이다. 법에서 말하는 공공보건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은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을 국가·지방자치단체·그 밖의 공공단체가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인 공공보건의료기관,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 공공전문진료센터, 그리고 보건복지부장관,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약을 체결한 의료기관 등 네 종류로 분류되고 있다.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이나 '공공전문진료센터'는 2012년 2월1일 관련법률의 전부개정과 함께 신설된 용어로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2010년 보건복지부가 제주대학교병원을 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 전문질환센터로 지정한 것은 공공전문진료센터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제주대학교병원은 국가가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인 만큼 공공보건의료를 수행하는 기관이 된다. 하지만 의료법인 등의 소위 민간의료기관들은 보건복지부장관,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약관계를 통해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에서 하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보건의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이나 분야에 대한 미충족 의료서비스 제공이다. 보건의료 공급은 보통의 경우 수익성이 낮아 의료제공자가 생산하기를 꺼려하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해 공공보건의료사업은 이런 물건들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또 보건의료 보장이 취약한 계층에 대한 건강안전망 역할이다. 물건은 있는데 물건 값을 치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강제 가입돼 있고, 수급자들은 의료보호체계로 상당 정도 보건의료에 대한 보장이 마련돼 있다. 그렇지만 경제 형편상 국민건강보험료를 못내 자격이 정지됐거나 박탈됐다든지, 체류자격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가입이 안된다든지, 국민건강보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질환을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경우 지불 능력이 취약해진다. 이들에게 보편적인 의료서비스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와 함께 발생 규모, 전파 속도, 심각성 등을 고려할 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필요한 질병의 예방과 건강 증진에 관한 사업이 있다. 신종플루나 사스와 같은 전염병 대응은 공공보건의료사업이다.

제주대학교병원에는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직이 하나 있다. 바로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이다. 이처럼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전국 10개 국립대학병원에는 공공보건의료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다. 국립대학병원이 광역단위 공공보건의료사업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지역 내 다른 공공보건의료기관 등과의 연계 교류를 촉진시켜 공공보건의료사업을 활성화하는 것과 지역 주민의 건강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장치인 셈이다.

제주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은 아라동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증진사업을 올해로 3년째 수행하고 있다. 문화컨텐츠, 인문학을 통한 참여형 사업이라는 점이 이 사업의 특징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매해 봄 아라동에 딸기가 익을 때면 소아정신과 낮병동 환자들이 딸기주스 카페를 연다. 원내 금연 캠페인도 함께 진행되는데 이 사업은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돕는다고 했다. 외국인 환자의 통번역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에 대한 의학용어교실도 전년도 중급과정에 이어 올해는 고급과정으로 개설될 예정이다.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이 직접 사업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수행하는 다른 8개 부서들을 조정·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취약계층의 의료비 지원 및 간병 연계를 담당하는 의료사회사업팀과 결핵관리실,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에 대한 제주지역암센터, 단일질환 사망원인 1위인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도내 유일의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권역류마티스 및 퇴행성관절염 전문질환센터, 제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 제주지역 119구급대원 전문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 등이 공공보건의료사업은 제주대학교병원이 제주지역 유일의 메디컬센터가 되도록 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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