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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환경보전 위주로 바뀌는 '토지비축제'
난개발 막고 환경·경관 가치 살린다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4. 02.17. 00:00:00
2007년부터 312억 투입 8곳 90만㎡ 비축

효율적인 관광개발사업 등을 위해 도입된 토지비축제가 개발보다는 보전위주로 관리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토지 가격 안정 및 개발용 토지의 효율적인 개발·공급과 바람직한 개발 유도 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토지비축제도를 환경보전 및 지속 가능한 개발 가능한 토지 확보 위주의 토지비축제로 전환해 나가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토지비축제는 관광개발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부지확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개발 가능한 토지를 행정기관이 미리 사두었다가 투자자에게 되팔거나 임대해주는 제도다. 2006년 전국 지자체 중 제주자치도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보전위주 전환 배경=투자유치 초기단계에서 투자를 활성화하고 합리적인 개발을 지향하기 위해 2007년부터 312억을 투입하고 8개소·90만㎡를 비축, 공공주차장 부지 2개소와 근린공원 부지 1개소, 국가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지원센터, 전국공모를 통한 개발투자사업 부지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보다는 관광개발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관광객 수요로 관광개발사업이 증가됨에 따라 마을목장 등의 대규모 토지가 개발용지로 무분별하게 매각되고, 개발사업으로 환경훼손에 대한 도민 우려와 함께 자연환경과 경관적 가치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에 의한 토지잠식을 일정부분 차단하기 위한 점도 작용했다.

▶외국인 토지보유 현황=지난해 12월 말 현재 제주지역 토지의 외국인 소유 면적은 총 6824필지 1097만781㎡로 전년도 말 4666필지 980만8398㎡에 비해 116만2383㎡(11.9%) 늘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소유가 3705필지 314만9791㎡로 2012년 말 1548필지 192만9408㎡보다 63.3%(122만383㎡), 2년 전인 2011년 말 1026필지 141만6000㎡와 비교하면 2.2배나 증가했다. 외국인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 총액은 4674억원이다.

▶추진방향=제주자치도는 올해부터 매입선정 기준을 종전 개발중심에서 절·상대보전지역, 곶자왈, GIS 3등급이 포함된 토지 등을 매입하고, 국공유지내의 연접된 토지, 기타 매각을 희망하는 공동목장 등을 매입키로 했다. 문화재보호법·농지법·산림법 등 관련 법령으로 개발이 제한된 곳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축토지 활용에 있어서도 '선보전 후개발' 원칙을 적용, 철저한 보존과 관리 정책을 뒷받침하고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특수한 경우 및 공공용 등 극히 제한적 사용으로 개발보다는 보전정책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가칭 '제주특별자치도 토지비축 및 활용에 관한 훈령'을 제정·시행해 환경보전과 토지비축의 공공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과제와 전망=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개발을 위한 용도가 아닌 환경보전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제주도의 정책방향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환영하면서도 "토지비축과 활용에 관한 훈령을 만들어 환경보전과 공공성을 실현하겠다고 밝혔으나 훈령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언제든지 도지사의 의중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제주특별법 개정과 후속적인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특별법에 토지비축의 목적이 '관광개발사업 및 공공사업을 위한 용도'로 정해져 있고, 조례 역시 비축토지의 우선공급 대상으로 개발사업을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개발을 위해 비축토지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고경실 제주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민선 5기 도정의 환경 철학인 '선 보전 후 개발'원칙에 따라 100년후 미래 수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보전이 필요한 토지를 적극 매수·보전해 나가기로 한 것"이라며 "눈 앞의 개발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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