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연예인들이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겪는 일들을 담은 어느 한 방송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작년 12월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12중 추돌 교통사고 현장에서 다친 사람들을 도우려다 사고가 난 여성 환자를 구급차량이 병원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길을 막고 선 차량들로 인해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되고, 결국 이 환자는 6시간 후에야 접합수술을 받게 되었으며 끝내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내보냈다. 구급차에게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들, 사이렌이 울려도 제 갈 길 바쁜 시민들, 좁은 골목에서 끼어드는 양심불량 운전자 등 어떤 이유가 사람의 생명보다 먼저 일 수 있을까요? 라는 자막은 사라져버린 시민의식에 경종을 울렸다. '소방차량 길 터주기' 운동은 현재 전국 모든 소방관서에서 집중 추진하는 주요 현안사항이다. 그동안 제주자치도는 도민 의식전환을 위해 지난 한 해 64차례에 걸친 언론보도와 함께 174회의 가두캠페인을 전개하고 1만4760부의 홍보물을 제작 배포했다. 도내 19개 소방차량 진입 곤란지역에 자율소방대를 조직하고, 소방통로 개선을 위한 안내 표시판을 정비했다. '소방출동로 확보'와 '소방차량 길 터주기'를 소방관서에서 강조하는 이유는 화재발생 5~10분이 경과하면 축적된 열과 가스로 가연물이 일시에 폭발적으로 연소 확산하게 되는 플래쉬오버 현상이 발생하고, 심정지 환자 등 응급환자의 소생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 골든타임 5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수하고 혁신적인 제도의 도입도, 강력한 행정지도도 어느 단계에선 필요하겠지만 가장 우선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기반은 성숙된 시민의식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방차량 사이렌 소리가 내 가족, 내 이웃의 절실한 도움 요청으로 여기는 관심과 작은 배려에서부터 '모세의 기적'은 이루어질 것이다. <강갑수 동부소방서 지방소방위>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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