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정신과 진료실을 찾는 연령층은 생후 몇개월 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는 소아, 청소년들이지만 아이들과 청소년들만 찾는게 아니라 항상 부모 혹은 보호자와 함께 방문하는게 특징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윤석민 전임의가 병원을 찾은 청소년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아이들 언어·버릇·성격 등 이유 천차만별 잘못된 편견 버리면 해법 찾아내는데 도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병원에 가는 것이 유쾌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병이 나서 아프거나 다쳐서 가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하러 가도 긴장되는 곳이 병원이다. 가급적 가기 싫은 병원을 간다는 것은 자신의 건강에 어떤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심 혹은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하에 병원을 찾게 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의사는 환자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증상을 듣고 객관적인 검사와 진찰, 의학적인 판단으로 진단해 해결 방법, 즉 치료를 제시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내가 병으로 아프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는 병에 대한 지식, 의사의 전문적인 지식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의사와 환자관계를 꾸준히 유지함으로 완치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신과에 대한 오해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정신과 질환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돕기 위해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윤석민 전임의의 도움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과 분야를 다뤄본다. # 소아 청소년 정신과 환자 유형 대개 소아청소년 정신과와 관련 진료실을 찾는 연령층은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된 아이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는 소아,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청소년들만 찾는게 아니라 항상 부모 혹은 보호자와 함께 방문하는게 특징이다. 학령전기의 아이들은 발달이 늦다고 생각이 들거나 말을 늦게 배우는 아이를 비롯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버릇을 가지고 있는 아이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말을 안 듣는 아이 등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학교를 들어가서는 산만한 아이, 성적이 떨어진 아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 학교에서 친구랑 자꾸 싸워서 오는 아이 등 더욱 다양한 이유로 진료실을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폐증 청년이 세상과 좌충우돌하며 마라톤을 완주해 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 '말아톤'.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정신과를 간다는 사실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이 부담스러워 정신과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성인들 중에서도 많다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마찬가지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음에도 이런 편견 때문에 진료실을 찾지 못하고 문제를 더 키우는 어른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을 정신과에 데려간다는 자체를 납득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고, 병원에 데려가기는 했지만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려고 해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병에 대한 지식이 없고, 진단과 치료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가 성립되지 않는 때가 많다. 실제 이런 일들은 진료실에서 비일비재해 의사들은 부모들을 계속 설득하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치료에 대한 오해를 풀어 나간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 아이의 두뇌는 아직도 자라고 있다 부모와 어른들이 풀어야할 오해중 하나는 '아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어른과는 전혀 다른 사고 구조, 감정 형태, 발달을 보인다. 아이들의 신체는 물론 생각, 감정, 기억, 행동 등 인간으로서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뇌는 청소년기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발달하고 있다. 유아기의 한 달은 어른들의 1년과 맞먹을 정도의 시간적인 가치를 갖고 하루하루 몰라보게 성장하게 된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감정과 행동을 키워나가고 부모를 통해 세상을 알아나간다. 아이가 자라며 혼자 걷게 되고, 말을 하게 되고 세상에 나와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는 믿음직한 엄마라는 베이스 캠프를 두고 세상을 향해 탐험을 시작한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고 사회성을 터득하게 되며, 점차 독립되고 자율성을 가진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웃고 즐길 수 있게 된다. # 소아 청소년 정신과의 역활 소아 청소년 정신과에서 이뤄지는 모든 진료와 치료는 아이 발달과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의 병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상태를 조성해주는 것이 소아정신과의 주된 책무이기도 하다. 아이들 자신의 불편한 감정이나 갈등,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은 어른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런 특별함을 알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소아 정신과 의사는 이런 아이들의 특별한 모습들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이다. 부모만큼 아이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어른도 없겠지만 부모가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리고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의사로서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우며, 부모들이 많은 사랑과 이해를 아이에게 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편견 버리고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해 흔히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그 미래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지해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 아이에게 혹은 가정, 학교에 갈등과 문제가 있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돕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다. 아이들의 발달은 신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감정과 정서, 심리적인 부분들이 함께 성장해야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소아 청소년 정신과를 찾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은 편견과 오해의 벽을 넘어 건강한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고 빠른 이 길을 잘 활용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게 전문의들의 견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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