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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담마을에서 곽지해수욕장까지 1.2km 산책코스 느린 걸음으로 바다 맞닿은 길 걷는 재미에 풍덩 푸른 바다를 감싸 안은 듯하다. 해안을 빙 두르며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귀에 와 닿으면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난다. 제주시 애월읍 한담 해안산책로. 그 길을 걷다보면 제주바다의 빛깔과 향에 온 몸이 조금씩 물들어 간다. 한담 해안산책로는 요즘 제대로 물이 올랐다. 따스한 햇살 아래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고 해안절벽엔 수풀이 푸르다. 해안가에 수줍게 피어난 야생화가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 한담 해안산책로는 애월 해안도로 끝자락에 숨어 있다. 애월리 속칭 한담마을에서 곽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2km의 짧은 산책코스다. 시작부터 도착점까지 몇 번의 동산을 만나지만 경사가 대체로 완만하다. 남녀노소 누구든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산책로가 길지 않은 만큼 이곳에선 걸음을 늦추는 게 좋다. 바다와 맞닿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해안의 아름다움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해변에는 용암이 흩뿌려져 굳은 듯한 현무암이 저마다의 독특한 생김새를 뽐낸다. 악어바위, 하마바위 등 바위마다 붙여진 이름을 보며 걷는 재미가 있다. ![]() 산책로에서 만나는 작은 모래사장은 오가는 이들의 쉼터가 된다.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어가거나 모래사장을 놀이터 삼아 뛰노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산책로의 끝자락인 곽지해수욕장은 드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적이 붐비지 않아 한가로이 거닐기 좋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해수욕장 인근 소나무 숲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여유를 더한다. 해가 질 때 하늘을 물들이는 붉은 빛의 석양은 산책로에서 건져낸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 한담 해안산책로에는 최근 '장한철 산책로'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졌다. 해양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표해록'을 쓴 장한철을 기리기 위해 애월읍사무소가 산책로 입구에 표지석을 세웠다. 장한철은 한담마을에서 인동장씨 입도 7세손으로 태어나 1770년 12월 25일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가다 풍랑을 만나 오키나와에 표착한 뒤 한양을 거쳐 귀향할 때까지의 일들을 적은 표해록을 집필한 저자다. 오늘날 표해록은 사료로서의 가치는 물론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됐다. 장한철의 이야기를 따라 걸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듯하다. 한담해안산책로를 돌아볼 땐 자동차와 자전거는 뒤로 해두자. 오로지 도보로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생활에 지친 마음에 느릿한 여유를 맛보라는 배려 같다. ![]()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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