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가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도민들의 고령에 대한 인식도 그냥 나이를 먹는 삶이 아니라 '준비된 노후'만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옮아가고 있다. 각 마을별로 축제나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가하면 주민간에 어울려사는 마을 공동체 형성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 직장인 퇴직자 등 도민 대다수 다시 쓰는 '인생 설계서' 관심 마을별 문화교실·농업교육 등에 여성중심 참가자 열기 고조 올해도 순유입인구 사상 최고치 전망속 '노후 정착'제주 인기 우리나라 100세 시대의 빠른 진전으로 제주지역도 눈에 띄게 노인인구가 늘면서 초고령화 사회를 맞는가 하면 각 읍면 마을별로는 귀농·귀촌인구의 증가로 달라진 마을 풍속도를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도민들의 노후에 대한 인식도 과거 정년 퇴직을 계기로 일에서 손을 뗀 채 노인으로서의 평범한 삶에 만족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미리 퇴직후 새로운 직업이나'소일거리'를 준비하거나 취미 모임 등을 통한 사회활동에 계속 나서는 등 '새로운 출발'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들이 보편적인 세태로 자리잡고 있다. ▶다시 주목되는 제주인구 증가세=제주특별자치도 인구가 작년 11월 60만명을 넘어선 이후 불과 1년만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올해내 62만명 돌파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인 인구 증가세를 보여오다 올해들어 더욱 두드러지면서 올 6월말 기준 61만2705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작년말 기준 60만4670명과 비교할 때 무려 8035명이 올해들어 늘어난 것이다. 도는 올해 이같은 인구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엔 62만명을 넘어서고, 예상 인구 증가율도 2.6%를 웃돌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이후 평균 인구 증가율 1.58%, 2013년도 인구증가율 2.06%를 훨씬 뛰어 넘는 수치로 괄목할 만한 기록이다. 제주인구 증가 요인은 무엇보다 귀농·귀촌을 위한 이주 정착주민과 외국인수 증가가 큰 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전입해 온 순유입 인구는 5233명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보였던 작년 연간 순유입인구 7824명의 66.9%에 이를 정도다. 도는 연말까지 순유입인구가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외국인수 증가율도 주목할 수준이다. 작년 상반기까지 757명 늘었으나 올해에는 1557명이 증가해 105.6% 증가율을 기록했다. 날이 갈수록 도시를 떠나 귀농·귀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다 청정제주, 관광객 증가, 투자 활성화 등으로 제주에 오면 희망이 있다는 인식도 한 몫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달라지는 마을 풍속도=최근 몇 년새 제주로 이사를 오는 귀농·귀촌인구가 늘면서 농업·농촌관련 교육은 물론 지역농협에서 주최하는 각종 문화교실 수강 등이 큰 인기를 끌 정도로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한 마디로 그동안 몰랐던 내용들을 배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의지와 함께 고령화사회 여가문화를 즐기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삶의 철학들이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문농협(조합장 김성범)이 이달초 '2014년 여성문화교실 개강식'을 개최한 결과 1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올해 문화교실은 오는 8월 21일까지 8주 동안 대한가수협회 제주도회 신기경회장의 '행복충전 노래교실', 한국풍수지리연합회제주지부 이사장 양학렬 원장의 '생활속의 풍수지리' 및 건강강좌, 자연환경보전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50시간에 걸쳐 진행되도록 짜여졌다. 농협측은 "여성이 가정에서만 머물던 시대는 지난만큼 여성이 사회 각계 각층에 골고루 참여해 여성 고유의 섬세함과 창의성으로 아름다운 사회건설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혀 달라진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또 표선농협(조합장 김순재)도 비슷한 시기에 지역문화복지센터에서 여성농업인 및 여성조직회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여성문화교실을 개강했다. 이번 교육은 여성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제고와 건전한 여가활용을 위해 웃음치료, 농업관련 특강, 여성의 건강관리, 농사와 연계한 스트레칭, 식품가공교육, 가죽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여성들의 동참을 유도했다. 이에 앞서 올 4월 도농업기술원의 제6기 귀농·귀촌교육 수강생 접수결과 개시 1시간여만에 모집정원 150명을 넘어서 긴급회의를 통해 전화접수에다 첫날 등록인원을 다 받아들여 총 320여명의 수강생을 기록한 사실은 여전히 시중에 회자될 정도다. 제주로의 귀농·귀촌 열풍이 관련 교육을 받는 기회조차 '하늘의 별따기'로 소문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작년 10월 제주농협지역본부의 귀농·귀촌교육에서도 충분히 짐작케 했다. 당시에도 신청자가 쇄도하면서 접수 하룻만에 당초 예상인원 60명을 넘긴 100여명이 등록하자 80명으로 수강생을 조정, 마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고령화시대 제주지역의 달라진 마을 풍속도는 정보화에 익숙한 40~50대 농민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에 나서면서 농촌현장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농민들이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해 온 현실에서 더 나아가 유통 판매 등을 통한 1차 산업 농업의 6차 산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정읍 소재 과수원의 귤농사를 짓는 K모씨(53)는 서투른 농법에다 적기 방제 어려움 등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로 꽤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역농협을 통한 계통출하가 높은 유통비용에도 불구하고 일정 물량 처리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통출하하고 있지만 소비자 직거래 확대만이 농민이 살길임을 절감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달라진 농촌세태를 전했다. ▶노후인식의 변화=노후를 보는 시각이 그냥 오래 산다는 개념을 벗어나고 있다. 요즘은 "100세 시대를 맞아 준비없이 오래 사는 것은 재앙일 뿐이다." "오직 준비된 자에게만 천국이다." 등의 시각이 대세다. 이처럼 노인만이 아니라 직장 정년 퇴직을 앞두거나 한창 직장생활을 하는 30~40대 연령층에 이르기까지 고령화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크게 변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준비된 사람의 노후는 '골드(Gold)'가 되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의 노후는 그냥 '올드(Old)'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수명은 늘고 퇴직은 빨라진 현 시대, 인생 설계서를 다시 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는 데 경제적 안정이 절대적인 건 맞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노후자금으로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식의 준비 못지않게 건강, 일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직장인은 물론 60대의 사람들도 건강한 노후,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운동 재테크 취미 등의 기본적인 항목에서부터 제2의 직업갖기(소일거리) 등을 준비하는 데 큰 관심이다. 알뜰한 노후준비에는 모두 다 필요한 사항들이지만 생각처럼 될 수도 없고, 그리 준비할 기회도 많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따라 행복한 노후는 자신의 몸에 맞는 실천 가능한 사항부터 챙기되 건강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이견이 없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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