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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크리’로 정전에 항공기도 올스톱
항공기 운항 중단… 티켓 위해 밤샘에 줄서느라 지친 관광객들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4. 08.04. 00:00:00

제주가 12호 태풍 '나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2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3일 아침 일찍 대기표를 받기 위해 3000명이 공항대합실에서 밤샘(사진 위)을 했고, 3일 아침 제주를 떠나기 위해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을 빚었다. 강희만기자

한라산엔 하룻동안 1182㎜ 비
2002년 관측장비 설치후 최고
피해접수 49건…정전·고립 등

제주도는 3일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전 태풍주의보가 해제돼 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지난 1일부터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 제주에는 3일 오전 7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1497㎜, 진달래밭 1055㎜, 어리목 786㎜, 성판악 565㎜ 등 산간과 제주 124㎜, 서귀포 164.5㎜ 등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2일 하룻동안 한라산에 1182㎜의 물폭탄이 쏟아졌는데, 이는 지난 2002년 12월 한라산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

강한 비바람에 도내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 오전 6시까지 신호등·가로등 파손 및 고장 23건, 가로수·방풍수 등 전도 9건, 지붕파손 2건, 정전 3건 등 모두 4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인한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태흥리 일대를 비롯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우도면 일대 등 181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도 모두 중단됐고, 해수욕장과 올레코스를 비롯해 한라산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공항에도 2일 하룻동안 4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가 3일 태풍의 영향권을 벗어나면서 운항이 재개됐다.

안전사고도 속출했다. 2일 오전 8시 31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한 펜션에서 강풍에 펜션 2개동의 지붕이 완파돼 투숙객 25명이 안덕면 생활체육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오전 8시 51분쯤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주택에서 강풍에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유모(55)씨가 손목을 다쳐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오전 9시 28분쯤에는 제주시 오라2동의 한 캠프장에서 폭우로 출입구가 물에 잠기면서 김모(33)씨가 캠핑장에 고립됐다가 119에 의해 구조됐다. 오전 10시 28분쯤 서귀포시 호근동의 한 가정집이 침수돼 119가 출동해 소방펌프차로 침수된 80t의 물을 퍼냈다.

오전 7시 40분쯤에는 제주시 애조로 하귀장례식장 앞 도로가 침수돼 응급 복구되기도 했으며 현재 도로 위 자갈을 제거했다. 법환포구 올레길 일부 구간도 훼손됐으며 높은 파도로 하효항과 법환포구 일대에 자갈이 유입되거나 유실되기도 했다.

최태경·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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