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주에 정착한 박상규씨는 자연재료를 활용한 공방인 '큐팩토리'를 가동중이다. 50만원 들고 무작정 제주에 정착 자연재료 활용 상품 개발해 판매 손수 만든 제품으로 제주 알리기 직장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때였다. 문뜩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졌다. 경상남도 통영과 제주를 놓고 고민하다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유는 간단하고도 엉뚱했다. "서울에서 통영 가는 버스 값보다 제주 가는 비행기 표 값이 만원 더 쌌기 때문"이라고 박상규(30)씨가 웃으며 말했다. 2012년 여름, 그는 그렇게 무작정 제주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준비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정표'는 확실했다. 제주에 내려가면 꼭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대학 시절부터 프리랜서로 벽화 작업을 할 정도로 그림 그리는 일에 재주도 많고 관심도 컸던 그였다. 그러나 단돈 50만원 들고 온 낯선 땅에서의 생활이 쉬울 리 없었다. "당시에는 간단한 제품을 만들어보려고 해도 마땅한 공구도 없고, 자재를 살 돈도 없었어요. 처음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도와주면서 숙식을 제공 받고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면서 재료비를 충당했다"고 박씨가 말했다. 폐목재가 눈에 들어온 것도 재료비 부담 때문이었다. 해안으로 떠밀려온 대나무는 그의 첫 작품의 주재료가 됐다. 원통형 줄기를 잘 다듬어 전구를 넣은 뒤 종이원단으로 마감을 하고 손글씨로 장식을 더했다. 재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 '대나무 등'이었다. 게스트하우스의 일부 공간을 빌려 '큐팩토리(Q-Factory·공장)'라는 공방을 낸 뒤 첫선을 보였다. 알음알음 물건이 팔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박씨가 공장장이자 직원인 1인 기업 '큐팩토리'는 지난해 말부터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다. 자연재료를 사용한 핸드메이드 공방인 이곳의 주력 상품은 '말깡 책갈피'다. 사려니숲, 우도봉 등 제주의 풍경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낸 일러스트가 담긴 책갈피는 한 디자인 전문 매장에 납품될 정도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제주도 내 아트숍, 커피숍 등 4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박씨가 만든 상품은 곧 그의 이력서가 됐다. 그림이나 디자인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만든 물건을 보고 여기저기에서 일이 들어왔다. 대나무 등을 만들며 선보였던 손글씨 실력으로 가게 간판 제작을 하게 됐고 최근에는 캘리그래피 강의를 나가기도 한단다. "요즘엔 이 일만 해도 생활을 유지할 정도가 됐다"면서 "1차 목표는 이룬 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두번째 목표도 세웠다. 큐팩토리를 제주 브랜드의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자신이 만든 제품에 '메이드 인 제주(made in Jeju)'라는 상표를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제주를 쉽게 간직할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받았던 제주의 여유롭고, 평화로운 느낌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요. 최종 목표는 제주에서 만들어진 저의 제품을 전국,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겁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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