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리더십의 열쇠는 사람에 있다"
제주출신 허영호의 실전 경영노트 '청정문'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4. 09.19. 00:00:00
"시기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리더십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맞춤형 변화 주도 리더십' 또는 '상황적 리더십'이라고 한다. 이것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리더의 도전과 솔선수범, 구성원들의 이해와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퍼뜨려야 한다.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리더십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던 제주출신 허영호 전 LG 이노텍 대표이사. 그가 자신의 성공경험과 깨달음을 담은 실전 경영노트 '청정문(聽情問)'을 냈다.

허 대표는 1977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광학 등 첨단 전자 소재 부품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과 부품 국산화를 이룬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LG전자에서 20년 가까이 TV 생산현장을 지키며 오늘날 LG TV 기술의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수익성 악화와 기술확보 어려움으로 고전하던 TV와 DVD 사업을 담당할 당시엔 신제품·신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2002년 LG 이노텍 CEO로 취임한 그는 '이기는 경영'선포와 함께 현장 중심의 강도높은 경영혁신 활동을 펼친다. 매출 3000억원 규모의 회사를 퇴임 당시인 2011년엔 매출 4조5000억원대로 15배 이상 성장시켰다. 2011년말 LG이노텍에서 정년 퇴임한 후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기업경영'을 강의했던 그는 지난 8월 국내 대표 기능성 금속 소재 전문업체인 (주)창성 대표 이사에 선임되며 현장에 복귀했다.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란 부제가 달린 '청정문'에서 허 대표는 변화를 갈망하는 리더가 어떻게 비전을 만들고 구성원들과 공유하는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제시했다.

그의 해법은 구성원들과 의사소통하는 프로그램인 '청정문'이었다. 하위 직급에 있는 사람들이 상사나 경영진에게 요구한 내용은 세 가지였다. 일을 제대로 하려고 하니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달라(청).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주고 기여한 성과에 대해 칭찬과 배려를 해달라(정). 질책이나 확인하기 위한 질문 대신 개인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질문을 해달라(문).

허 대표는 "경험을 통해 최고경영자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조직을 강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경영의 중심은 사람이고 구성원들과 더불어 함께 하는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올림.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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