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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백록담]제주관광의 새로운 비전 '지질트레일'
입력 : 2014. 10.20. 00:00:00
유네스코의 국제보호지역 프로그램 가운데 최근 가장 뜨거운 화제는 세계지질공원(Global Geo Park Network·GGN)인 것 같다. 국내는 물론 각국과 세계 유수의 관광명소들이 앞다퉈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갖는 관심은 열풍에 가깝다.

최근 캐나다 스톤헤머에서 열린 제6차 세계지질공원 총회에서는 11개소가 신규 인증받았다. 총회 개최국 캐나다를 비롯해 스페인(2곳), 중국(2곳), 프랑스, 일본, 오스트리아, 덴마크, 포르투갈, 모로코 등 11곳이 새롭게 세계지질공원의 지위를 얻었다. 이로써 세계지질공원은 32개국, 111개소로 늘어났다. 제주 지질공원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재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 세계지질공원은 제주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지질공원 제도가 도입됐다. 2012년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서다. 2010년에 이미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제주도는 울릉도·독도와 함께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에 비해 역사가 비교적 짧다.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의 공식 프로그램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으로서 그 지위가 아직은 덜 평가돼 있다. 그럼에도 각국이 세계지질공원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질공원이 다른 보호지역과 달리 지속가능한 이용과 활용, 특히 지질관광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인 규제나 구속력 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를 부여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도 그렇다.

제주 세계지질공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지질트레일을 통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2010년 한경면 수월봉 트레일에 이어 올들어 지난 4월에는 산방산·용머리 지질트레일이 개발돼 선보였다.

오는 25일에는 김녕·월정 트레일 길 열림행사가 열릴 예정이어서 또 하나의 명품 지질트레일 코스를 예감케 한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제주인의 삶의 원형을 만나는 '바당밭, 빌레왓을 일구는 동굴 위 사람들의 이야기 길'을 테마로 삼았다.

김녕·월정 트레일은 제주 서부와 남부에 이어 동부권에도 지질트레일이 개발되는 지역간 균형과 상징성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세계지질공원 핵심명소인 만장굴을 비롯해 용천동굴·당처물동굴 등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지역의 지질자원과 지질을 원형으로 하는 독특한 민속·문화자원을 컨셉으로 한다. 민속과 지질을 키워드로, 김녕과 월정의 아름다운 해변 풍경과 올해 4월 세계농업기구에 의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의 밭담을 원형 그대로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로 손색이 없다. 행사를 주관하는 제주관광공사는 지질과 문화가 관광상품과 융복합된 지질문화축제라는 축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질트레일은 지역민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학이 녹아든 대표적 지질관광 상품이다. 관광으로 인한 낙수 효과를 지역민에게 배분하는 지역밀착형 관광으로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유럽의 세계지질공원에서는 대표적 생태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김녕·월정 트레일 체험을 권하고 싶다. <강시영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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