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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맛집을 찾아서](83)제주시 청해야 횟집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입력 : 2014. 11.21. 00:00:00

넓은 창문 너머로 바다풍광을 함께 하면서 먹을 수 있는 방어회 상차림이 꽃처럼 놓여있다. 강경민기자

탁 트인 전망에 바다내음 고스란히 느껴지는 맛
활어회 '리필 서비스' 눈길
눈·입 즐거운 상차림 가득

'나 하나의 모습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다 본다. 설익은 햇살에 젖은 파도는, 눈물인듯 찢기워 간다. 일만의 눈부심이 가라앉고, 밀물의 움직임 속에. 물결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물결처럼 흘러만 간다. 저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될까, 물살의 깊은 속을 항구는 알까. 저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될까….' 어디서 들려오나 싶더니 의외로 횟집에서다. 나도 모르게 절로 입이 실룩거렸다. 노래 제목이 뭔가 잠시 고민했다. '무려' 30여년 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높은음자리의 '저 바다에 누워'였다.

횟집을 찾은 날은 노래 제목처럼 잔잔한 파도가 그려놓은 결에 내 몸을 맡기고 싶을 정도로 청명하기 그지 없었다. 드넓은 푸른 바다 위로 하얀 고깃배가 점점이 보이고, 푸른 하늘 아래로 하얀 갈매기 한 마리가 어디론가 날아갔다. 저 멀리 관탈섬과 추자도를 비롯해 작은 섬들의 윤곽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관광객들은 이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알 수 없는 방어회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신대식 사장.

제주시 용담해안도로에 위치한 청해야횟집. '청해야'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푸를 靑, 바다 海, 밤 夜'란다. 직역하면 '푸른 바다의 밤' 정도가 될 듯 싶다. 방으로 들어섰더니 왜 이렇게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넓은 창문 너머로 밖에서 보았던 푸른색 도화지 위에 그려진 몇 점의 하얀색 그림들이 고스란히 보였다. 밤에 바라본 푸른 바다도 이럴 듯 싶다.

방어회를 비롯해 푸짐한 상차림이 놓였다. 빨간 체리를 방어 뱃살들이 감싸안고 그 주변을 다른 부위의 회들이 둘러쌌다. 신대식(42)사장이 방어회를 맛깔스럽게 느낄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줬다. 일단 상추에 깻잎을 얹는다. 그 위로 묵은지를 올려 놓고 주 메뉴인 방어를 가지런히 올린다. 이어 된장과 생와사비를 곁들여 먹기 좋게 감싼 뒤 군침이 가득 고인 입속으로 집어 넣는다. 그 맛은? "직접 느껴보시라"고 밖에 표현을 못할 것 같다.

"밑반찬이 아닌, 주메뉴(회)를 리필(refill)해 주고 있습니다. 한 번은 손님 4명이 오셔서 방어회를 드시는데 리필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계속해서 리필해 드렸더니 결국 6~7㎏에 달하는 방어 한 마리를 다 드시더라고요." 멋쩍게 웃는 게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신 사장은 "'밉지 않을'정도까지 회를 리필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퍼지다보니 저녁에는 예약이 필수란다.

마무리는 뭐니뭐니해도 지리. 뜨끈한 지리 국물을 한 수저 뜨니 다시금 입맛이 살아난다. 그만 먹어야 하는데 젓가락은 또다시 방어회를 집고 있다.

청해야횟집에서는 밥도둑 간장게장, 묵은지 등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신 사장을 비롯해 한식 요리사 출신인 주방장이 전라도 출신인 덕분에 그 손맛이 일품이다. 입과 눈이 즐거우니 마음까지 즐거워졌다. 파란 도화지 사이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니 이내 몸은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돔모듬회(A코스, 2종류 이상의 돔 활어회)는 2인 12만원, 3인 15만원, 4인 18만원으로 전복회, 고등어회, 갈치회, 한치회, 소라회, 멍게, 문어숙회를 비롯해 게우알밥, 모듬튀김, 우럭생선튀김, 전복구이, 새우구이, 콘치즈, 가지초밥, 매운탕 또는 지리, 누룽지해물탕 등이 포함된다.

광어위주모듬회(B코스)의 경우 2인 8만원, 3인 10만원, 4인 12만원이며 갈치회, 한치회, 소라회, 멍게, 문어숙회, 가지초밥, 게우알밥, 우럭생선튀김, 콘치즈, 누룽지해물탕, 새우구이, 매운탕 또는 지리가 차려진다. 이밖에 식사류로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해물전골, 고등어구이, 옥돔구이, 우럭매운탕, 돔(지리, 매운탕), 물회(소라, 한치, 전복), 해물뚝배기, 전복뚝배기, 전복죽, 회덮밥 등 다양하다. 또 게장과 자리돔젓갈, 게우젓갈 등 포장판매(전국택배 가능)도 가능하다. 문의 064)722-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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