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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르포/국제보호지역, 이탈리아 시렌토 국립공원을 가다(끝)]③세계유산·세계지질공원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입력 : 2014. 12.04. 00:00:00

시렌토의 가장 주목할 만한 고고학적 유적지로 평가받는 파이스툼은 그리스 도시인 '포세이돈의 도시'다. 파이스툼은 해안과 인접해 있다. 시렌토=강경민기자

시렌토의 가장 주목할만한 고고학적 유적지 '파이스툼'
선사시대~중세시대 무역·문화·정치적 교류 중심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전·주거지 등 문화경관
세계지질공원 '퍼토자 아우레타' 동굴속 호수 신비

시렌토국립공원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대유적이 즐비하다. 국립공원 내에서 번영했던 두 도시인 파이스툼과 벨리아에는 고대 그리스식 신전, 채색벽화무덤, 광장, 공공건물 등 고대 문명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와 지속적인 보호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등재됐다. 이 세계문화유산의 정식명칭은 '파이스툼과 벨리아 고고유적과 파둘라 수도원을 포함하고 있는 시렌토, 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Cilento and Vallo di Diano National Park with the Archeological sites of Paestum and Velia, and the Certosa di Padula)'이다.

▶세계문화유산 '파이스툼'=파이스툼은 시렌토와 그 일대 지역이 선사시대부터 중세시대까지 주요 무역로로서 문화적·정치적 교류의 중심지임을 보여준다. 신전과 주거지가 지금은 뼈대만 앙상한채 남아 있지만 당시의 역사적 발전을 발전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문화경관으로 손색이 없다.

선사시대에 이어 중세에 시렌토 지역은 동서로 뻗어 있는 산맥의 등성이를 이용해 보기 드문 방식으로 문화와 정치, 상업이 교류되는 주요 통로의 구실을 했다. 파이스툼은 이같은 의미에서 중요성을 지니며, 우수한 문화와 경관을 만들어 냈다. 또 지중해 무역의 인류사회 발전에서 시렌토는 아드리아 해와 티레이나 해를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로 구실을 했으며, 이것은 지금 남아 있는 문화경관에서 생생하게 드러난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석회동굴 내부 호수.

시렌토의 가장 주목할 만한 고고학적 유적지로 평가받는 파이스툼은 그리스 도시인 '포세이돈의 도시'다. 파이스툼은 해안과 인접해 있다. 도시의 성곽 안쪽에 남북으로 난 거리 카르드 막시무스와 '신성한 길' 사이에는 특별한 공공건물들이 다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헤라신전, 케레스 신전, 포세이돈 신전이다. 그 중 헤라신전이 가장 오래됐다. 케레스 신전은 기원전 500년경에 건설됐다고 한다.

▶세계지질공원 석회동굴=취재진은 이어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된 석회동굴인 퍼토자-아우레타(Pertosa-Auletta)를 찾았다. 관리사무소측은 일반인 관람이 끝난 시간임에도 특별히 취재진에 동굴을 개방하고 안내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이 굴의 길이는 대략 9km에 이르며 이 가운데 3km를 개방중이다. 굴의 최대 높이는 25m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웅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일대에만 석회동굴이 400여개나 분포해 있다고 가이드는 전했다.

퍼토자 아우레타는 굴 속에 호수를 거느리고 있어 제주의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용천동굴을 연상케 한다. 관광객들은 작은 배를 타고 호수를 따라 동굴의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수심은 대략 1~4m정도. 초당 약 400ℓ의 물이 동굴속으로 유입된다. 동굴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1920년대부터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장치가 시설됐다. 동굴에서는 4000년전 선사인들의 집터 흔적도 발견됐다.

동굴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1년에 6만여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20%를 차지한다. 탐방객들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효과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1~2월에는 휴관한다. "동굴도 숨을 쉬게 하기 위해서"란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질공원 등재후 국제적 연계와 주민과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굴 인근에는 7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데, 주민들은 동굴 브랜드를 활용해 식당을 운영하고 특산품을 판매한다. 3년 전부터 동굴 앞 강에서는 래프팅이 관광상품으로 개발돼 주민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환경을 잘 지켜야 지질공원 브랜드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 본사 취재진에 관심=시렌토 현지 언론에서도 제주 취재진에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현지 언론은 인터넷판의 장문의 기사에서 "한국의 제주도에서 시렌토 국립공원을 찾았으며, 시렌토국립공원과 제주도가 비슷한 특징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주의 취재진은 시렌토국립공원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연적인 장소들을 둘러 봤으며, 특히 이 지역의 광역권 발전프로젝트인 'TOOK'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보도된 제주 취재진.



이탈리아 시렌토=강시영기자

[전문가 리포트]국제보호지역의 관리 활용…통합기능 컨트롤체계 구축
지질·동식물 등 연구인력 방대…연구·기획조정·지원·홍보기능

시렌토-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은 국지적으로 자연, 문화 등 자원의 요소가 다양하고 국립공원 내에는 80개의 작은 도시가 있다. 국립공원은 전체적으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세계유산 등 국제보호지역이기도 하다. 국립공원의 자원의 보전과 활용의 중심에 국립공원관리본부의 역할이 있다.

국립공원관리본부는 연구, 기획·조정, 지원, 홍보 및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체계라 볼 수 있다. 조직구조는 총괄본부에 서비스·정보부서와 자연보전기술, 지원 및 홍보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부서에는 기술, 자연보전, 연구기능, 총무, 재정, 프로젝트 커뮤니티, 홍보, 물류, 환경교육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 업무담당이 있다. 더욱이 조직의 모든 부서명은 서비스란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본부에는 지질, 동식물, 생태, 문화 및 유적분야 등 35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이 활동하고, 프로젝트에 따라 대학이나 전문가와 공동으로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작은 도시나 지역별 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세계문화유산에 맞는 특성에 따라 지자체 등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주민교육과 함께 지원, 홍보 등을 수행한다.

국립공원 내 지역별 자원의 현장관리 및 활용은 작은 도시단위 또는 지역주민 중심의 재단형태로 운영되면서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즉, 자원의 관리 및 운영 프로그램의 개발은 국립공원관리본부의 지원을 받아 최적의 체계를 만들고, 실질적인 운영체계는 마을 단위에서 이루어지는데 전문가이드 및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입장료의 징수 및 이용 등이 해당된다.

시렌토-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나 전 지역이 국제보호지역이고 도내 작은 단위의 마을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제주도와 유사하다. 그러므로 국립공원관리본부의 기능을 제주도 국제보호지역의 연구, 기획·조정, 지원 및 홍보를 통합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체계의 적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이 지역자원의 주인이며 운영관리의 주체가 되는 지원기능을 수행하고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연구, 교육 및 지원과 홍보 기능을 서비스하는 통합컨트롤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정군 박사,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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