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집행부와 도의회간 극한 갈등이 원희룡 지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의원 1인당 20억원 요구설' 등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골이 깊어지고 있다. 원 지사의 '사과'는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인사말을 통해 이뤄졌다. 24일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원 지사는 "최근 라디오 방송 대담 중에 저의 일부 지나친 표현으로 말미암아 본의 아니게 도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원 지사는 "예산안 부결을 바라보면서 도지사인 저가 의회와의 관계에서 소통(疏通)의 부재(不在)가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로써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던 상황은 표면적으론 봉합됐다. 하지만 '20억 요구설'과 관련 양측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그 앙금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 협치(協治)를 내세운 민선 6기 출범 이후 오히려 '정치력'은 실종됐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라 하는데 현재의 집행부와 도의회는 사사건건 충돌하며 갈등을 키워왔다. 의회에서 어떤 문제를 제기하면 집행부가 곧바로 반격에 나서는 식이다. 이번 건만 하더라도 구성지 의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저간의 내용을 설명하자, 박정하 정무부지사와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전모'를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따로 없었다. '20억원 요구설'의 경우 앞으로 그 실체(實體)를 분명히 밝혀야 하겠지만 결코 이런 식이어서는 안된다. 지금 제주지역엔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새해 예산안을 비롯 한·중 FTA 대응방안과 친환경개발 등 모두가 시급한 현안들이다. 도정과 의회가 힘을 합쳐도 헤쳐나가기 어려운 판에 힘겨루기나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진흙탕 싸움'은 당장 중지해야 한다. 이제 2015년 새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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