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중단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2014년 10월 24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막대한 농어업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국민적 합의없이 급하게 추진되고 있는 한·중FTA의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한라일보 DB 단순 생산 1차 산업만으론 세계화 파고 버티기 힘들어 정부 국정과제 '6차 산업 육성' 기치 농촌살리기 부심 눈치보기 균등한 지원으로는 한계… 선택과 집중 필요 2014년 11월 10일 한·중FTA가 타결됐다.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해외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중국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품목(자동차, LCD 등), 중국 내 공급과잉이 심각한 품목(철강 등)에 대한 공세적 이익보다 우리 주요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적 우려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FTA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농수산물 개방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양파, 감자, 마늘과 광어, 갈치, 참조기 등 제주의 주요 품목 11가지도 양허제외 품목에 포함됐다. 마지노선이라 여겼던 11개 품목이 제외됨에 따라 제주경제의 파탄이라는 극한적 위기는 넘겼지만, 농수산품목의 70%가 자유화되는 이번 협상 타결로 국내 농어업분야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11개 양허제외 품목과 관련한 가공식품과 타 품목 등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또 다른 대응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연쇄적 작목 전환 등 간접피해 후유증 우려 그동안 각 나라와의 FTA협상 타결 때마다 유관기관별 피해 규모가 발표되곤 했다. 그러나 FTA로 인한 직접적인 파급 효과 외에 고용창출, 생산성 증대 등 각 산업의 간접적인 이득을 포함한 경제적 효과가 부풀려 홍보돼 왔다. 반면 피해 규모의 경우 직접적인 사례를 밝히는 것에 그치는 등 그 범위를 축소, 최대한 국민의 불안요소를 줄이는 데 주력(?)해 왔다. 때문에 직접 피해에 따른 연쇄적인 후유증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제주도에서 강력하게 요구해 온 품목들이 양허제외된 것에 대해 결코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11개 품목이 양허제외됨에 따라 작목 전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귤류를 비롯해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양파, 감자, 마늘 등의 농작물이 일단 '유예기간'을 받게 됨으로써 타 작목 농가들이 이들 품목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특정 품목의 대량 생산이 발생해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가격이 폭락, 결국 농가 소득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제주도가 감귤의 생산조정 및 가격안정을 위해 추진한 감귤 폐원 정책으로 채소류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채소류 농가에 전가되는 후유증을 낳고 있다. 한·중FTA가 타결되자 농민들이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중국산 쌀을 뿌리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단순 생산 단계인 1차 산업만으로는 더 이상 세계화의 파고에 버티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최근 관련 종사자들의 눈이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창출의 대안으로 '6차 산업'에 쏠리고 있다. 6차 산업은 1차 산업(생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제조, 가공, 유통·판매, 관광, 외식산업에 이르기까지 2·3차 산업을 융·복합한 산업이다. 박근혜 정부도 국정과제로 '6차 산업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농촌 살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안이 마련됐다. 2017년까지 연매출 100억원의 6차 산업 경영체 1000개를 육성하고 연평균 4.6%씩 증가하는 농외소득 증가율을 7.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또한 1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6차 산업 활성화에 눈을 돌려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귀포시는 한·중FTA 대응 1차 산업 경쟁력 강화 워크숍을 마련했다. 감귤분야, 밭작물분야(동부, 서부), 식품가공·6차 산업분야 등 4개 부분으로 나눠 팀별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식품가공·6차 산업팀 참석자들은 향후 추진 전략으로 6차 산업화 우수경영제 발굴 육성, 지역자원을 활용한 가공·식품 산업화, 영세 가공·식품업체 산업화 기반 강화, 농촌 체험형 6차 산업 프로그램 개발 육성, 6차 산업화 지원센터 기능 강화 등을 꼽았다. 제주발전연구원의 강승진 연구위원은 "앞으로 노지커피, 아열대작물 등 이른바 '벤처작물'을 다루는 벤처농업인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다양한 미래지향적인 품목을 개발해 '다품목 소량 생산화'를 이뤄 소득 창출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균등하게 지원하던 기존 정책에서 탈피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농가(사업자)들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기고]제주형 6차 산업화 구축 필요 따라서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기회의 계기로 삼아 다각화된 준비를 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 왔던 FTA전략을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시기가 지남에 따라 활용 가능한 것과 효과가 미흡할 것을 가려 이번 기회에 분석하고 시스템화해 미래지향적인 대안 수립을 해야 한다. 특히 한·중FTA 체결 시 제주지역 11개 품목이 양허제외가 됨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은 벌었지만, 그래도 미래를 보면 어둡기만 하다. 즉, 제주지역 농산물인 경우 8개 품목이 양허제외 됐지만, 양허제외가 안 된 농산물인 경우 가격 하락 및 소득 저하가 이뤄져 다른 작목으로의 재배 선회가 진행됨으로써 양허제외 품목까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측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는 한·중FTA 협상 완료에 앞서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농정사례와 같이 생산기반에 집중했던 농업정책을 다원적 개념인 어메니티(Amenity. 어떤 장소나 기후 등에서 느끼는 쾌적함을 일컫는 용어) 농촌발전 정책으로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인구정책(人), 지역에 적합한 농정(地), 고유한 농업·농촌자원 활용(資), 도시에 걸맞은 생활환경(生), 소득증대와 고용창출 확대를 위한 산업 육성(業)을 어떻게 농업인, 농업, 농촌과 시스템화 시킬 것인지 하는 게 관건이다. 무엇보다도 어메니티 농촌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고유자원과 그 지역민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농업과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일본에서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6차 산업화'라고 할 수 있다. 제주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청정한 환경과 유수한 관광자원이 많을 뿐만 아니라 특히 가장 중요한 자원인 1300만 제주방문객이 있다. 제주방문객을 중심으로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주형 6차 명품을 만들어 제공한다면 농가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6차 산업 지원 및 육성정책에 발맞춰 제주지역 읍·면별 6차 산업화 육성을 위해 6차 산업 경진대회를 추진함으로써 지역별로 선의적인 경쟁뿐만 아니라 6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발굴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6차 산업화를 성공하기 위해 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홍보 확대가 필요하다. 6차 산업화는 6배의 부가가치가 있지만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라는 이종(異種)산업을 융·복합화해야 하기 때문에 6배나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다면 그 성공 가능성도 크다 하겠다. <강승진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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