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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25시]도·의회 '예산전쟁'에 '등터지는 도민'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5. 01.08. 00:00:00
"기자실에 신문이 없는 상황이 정상입니까? 비정상입니까?" 최근 기자회견을 가진 박정하 부지사에게 한 기자가 질문했다. 답변은 "아쉽지만 예산삭감으로 어쩔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새해 들어 제주에서는 도와 의회의 예산갈등에 따른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도정홍보전광판이 꺼지고 도청에서는 신문을 찾을 수 없다. 이뿐 아니라 농업인·장애인·보훈단체·사회복지단체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말 도의회는 올해 예산안을 두고 갈등을 빚다 1636억원을 삭감의결했다. 도와 도의회가 잇단 폭로와 말꼬리잡기를 벌이더니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소통은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스스로 '자성'하기보다는 집행부는 의회탓, 의회는 집행부 탓을 하는 것이다. 소통과 대화는 없고 입장 발표와 기자회견만 넘쳐난다. '갈등해법'에 대해서도 '네탓'만 하고 도민들의 속이 타들어가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예산삭감으로 곤경에 처한 보훈단체 한 회원은 "제주도 관계자를 만나면 '도의회에 가서 말하라'고 하고, 도의회에 가면 '도에 가서 항의하라'고 서로 떠밀기만 한다"고 하소연한다. 이번 '예산전쟁'을 책임지려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예산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전쟁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번 예산사태를 빌미로 정부 간섭이 잦아지는 등 지방자치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도의회는 조사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갈등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제주도와 의회는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집행부와 의회가 '고래싸움'을 벌이면서 등터진 것이 도민들 처럼 보이지만, 결코 도·의회 모두 '도민'을 '새우'로 인식하는 '고래'가 되어서도, 될 수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현숙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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