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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바다맛, 손맛]요즘 시기 보기 힘든 대물녀석 "고맙다"
입력 : 2015. 01.23. 00:00:00

서귀포시 표선면 해안도로 초입의 등대포인트에서 잡은 47.5㎝ 벵에돔.

오늘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안도로 초입에 위치한 등대 포인트를 소개한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동생과 느지막하게 점심을 먹고 표선면쪽으로 이동하면서 채비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포인트를 어느쪽으로 잡아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포인트에 들어가 바다 상황을 둘러보았다. 조류의 흐름도 바깥쪽으로 완만하게 흘러가 주는 상황이고, 물색 또한 보기에는 좋아 보였다. 채비는 벵에돔 전용 1.5호대에 릴은 LBD 3000번, 원줄 2호, 목줄은 2.25호에 전용바늘 7호를 사용하기로 했다.

밑밥을 주변에 뿌려주고 물속을 들여다보니 낱마리 수준의 잡어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다량의 잡어떼라면 실망이 앞설텐데 오늘은 기대할 수 있는 일말의 여지가 생겨서 다행이지 싶었다. 미끼를 끼워 캐스팅을 한 뒤 조류의 흐름에 따라 원줄을 서서히 풀어주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찌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채비를 거둬서 미끼를 확인해 보니 처음 상태로 그대로 올라오고 있었다. 옆에서 낚시하는 동생 역시도 상황은 똑같았다. 몇 번씩이나 반복되고 있었서 채비를 조금 무겁게 해서 바닥층을 공략해 보았다. 채비를 바꾼 뒤로는 놀래미의 입질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도 상황은 변함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빈손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도 때로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낙담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옆에서 낚시를 하던 동생에게 드디어 입질이 찾아왔다. 잔 씨알의 긴꼬리벵에돔이다. 계속해서 벵에돔의 입질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25㎝급이다.

김상도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30여분 밖에 없었지만 지금부터는 고기가 들어왔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을 무렵 우왁스러운 입질이 왔다. 낚싯대의 휨새가 보통 녀석은 아니었다. 이 곳 포인트에서는 대물 참돔이 종종 출현하는 곳이라서 참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돔이라면 밖으로 차고 나갈텐데 안쪽으로 파고 들어오는 모습이 전형적인 벵에돔의 입질이었다. 조금은 버겁게 릴링을 해서 시커멓게 얼굴을 보인 녀석은 요즘 시기에 보기 힘든 대물이었다. 뜰채에 담아 들어올리는데 얼핏 봐도 5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측을 해보니 47.5㎝! 갯바위에서 건진 조황치고는 성공한 셈이다.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지만 그래도 손맛을 안겨준 녀석이 고맙게만 느껴지는 하루였다. <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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