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7시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군 관사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천막 등 시설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진행됐다. 경찰 병력과 해군 측 용역 직원 등 800여 명이 투입되어 철거가 시작되자 주민과 활동가 등 100여명은 경찰·해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했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과 고권일 부회장은 쇠파이프(비계파이프)로 만든 망루에 올라간 후 몸에 쇠사슬을 감아 기둥에 묶는 등 고공 농성을 이어갔다. 서로 밀고 당기던 대치 상황 속에 경찰은 이날 광주에서 온 경찰기동대 100여 명을 전격 투입, 공사장 입구를 둘러싼 주민과 활동가들을 모두 끌어냈고, 천막을 철거했다. 이어 망루와 버스에 대한 철거 작업에 돌입, 망루 위에서 농성중인 9명을 끌어 내리려 했으나 이들은 온 몸에 감아 기둥에 묶은 쇠사슬을 더운 바짝 죄는 등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해군과 경찰은 안전문제로 함부로 접근하지 못한 채 대치 국면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오후 8시쯤 천주교 강우일 제주교구장이 현장에 도착하여 주민과 활동가들을 설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강 주교는 망루에 직접 올라가 조경철 마을회장을 설득하고, 강월진 서귀포경찰서장과 한 시간 가까이 면담을 나눴다. 강 주교는 앞서 연행된 15명에 대한 우선 석방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경찰이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자 망루에서 고공 농성을 벌리던 9명 모두 오후 9시께 내려왔고, 14시간 동안 이어진 대치 상황은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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