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나하공항 전경. 현재의 활주로에서 1310m 떨어진 바다를 매립하는 2활주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사카, 간사이·이타미 2개 공항으로 이원화 오키나와, 바다 매립 나하공항 2활주로 건설 지난해 말 국적기 7개사와 외국항공사들이 올해 1월부터 제주노선에 전세기를 운항하겠다고 신청했지만 모두 불가 판정을 받았다. 시간당 34대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권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공동대표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는 최근 해외 선진공항의 건설과 운영 과정을 통해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방안을 모색해 보려고 일본 오사카와 오키나와 현지를 시찰했다. # 오사카, 소음문제 해결 오사카에는 1939년 개항한 이타미공항이 있었지만 항공수요가 늘고,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심각한 소음 발생 등의 문제가 야기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1967년부터 항공기소음방지법을 제정해 이착륙 시간을 제한했다. 동시에 바다를 매립해 인공섬을 조성한 뒤 간사이국제공항(1활주로 3500×60m)을 새로 건설했다. 일본 최초로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간사이공항은 오사카 지역의 거대한 상권을 배경으로 급성장해 2007년에는 2활주로(4000×60m)가 완공됐다. 바다를 매립한 간사이공항은 매년 침하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러한 침하를 예상했다. 1활주로는 현재까지 심한 곳은 10m 정도 내려앉았으며, 2활주로는 5m 정도 내려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활주로는 GPS를 이용해 부지의 높낮이를 확인한 뒤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전체 부지의 침하 정도가 일률적인 데 반해 1활주로는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부지 내 각 지점에 따라 침하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당국은 유압장치인 이른바 '작키'를 이용해 침하된 활주로 부지를 정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간사이공항은 세계 10대 토목 구조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소음문제가 심각한 제주도로서는 간사이공항이 바다를 매립해 건설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평균 수심이 5m 이내에 불과해 인근 수심이 25~30m에 달하는 제주공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매립에 소요될 비용뿐만 아니라 토목공학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1994년 간사이국제공항이 개항되자 이타미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음문제가 계속되자 2013년부터는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보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하고, 1일 370회 운항하는 항공기도 종전 제트기 200회와 프로펠러항공기 170회였지만 2014년 여름부터는 프로펠러항공기 170회를 저소음비행기로 대체했다. # 오키나와, 공항포화 대책 마련 아베 총리는 2014년 1월 나하공항 2활주로가 아시아물류의 허브와 관광객을 위한 게이트웨이로서 일본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총리가 특정 지역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나하공항은 오키나와가 1972년 미국이 일본에 반환하면서부터 현재의 나하공항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어 1986년에는 2700m의 활주로가 3000m로 연장됐다. 그러나 1993년 872만명에 불과하던 이용객수는 2013년 1621만명(국제선 100만명 포함)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선 이용객수는 일본 국내 4위이며, 국제선 이용객수는 7위 수준이다. 자위대까지 같이 사용하게 되면서 연간 이착륙횟수가 14만8000편에 달하자 나하공항은 매우 혼잡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2년 7월 오키나와진흥계획에 따라 활주로 확장 계획을 수립했다. 2002년 12월 국토교통정책심의회의 본격 조사를 시작으로 10년간 주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이어 2010~2013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끝에 2014년 1월 2활주로(2700×60m)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산호바다로 유명한 오키나와의 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많은 조사가 진행됐다. 결국 2활주로는 현재의 활주로에서 1310m 떨어진 바다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간사이공항 등 바다를 매립한 대부분의 공항이 만 안에 위치한 것과 달리 나하공항 2활주로 부지는 바깥 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수심이 깊은 곳은 2곳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1m 정도여서 매립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이 우리와 역시 다른 점이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대부분 미군기지 임대료와 관광산업, 농공산업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기지 임대료 수입이 감소하는 반면 관광수입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오는 2021년 관광객 1000만명이 유입되면 1조엔의 관광수입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가와 떨어져 있어 24시간 활용 가능한 나하공항은 오키나와의 미래에 청사진을 밝혀주고 있다. 제주공항 '한 목소리' 절실하다 현승탁 제주권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공동대표 이런 활동 중에 주변 도시들의 공항 실태를 파악하고, 제주공항과 비교 분석해 벤치마킹하는 것 또한 시간을 단축하고 실수를 줄이는 일이다. 언론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시찰을 통해 제주공항과의 유사점과 차이점, 개발 과정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 공항 운영 방안과 주민과의 갈등 해소, 공항 입지 및 환경 등을 비교할 수 있었다. 기존 공항을 확충하거나 또는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거나 하는 방향은 정부의 용역이 끝나는 올해 10월쯤에 결정이 나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이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관심을 유지하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방향을 잡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개인이나 지역의 이익보다는 제주도 전체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공항 포화는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주의 100년 미래를 위해서 공항 인프라 확충의 방향을 하루빨리 도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여러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지만, 얼마나 빨리 '한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제주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도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하루 빨리 '제주의 바쁜 공항'이 아닌 '제주의 드림 공항'이 될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은 국가 이익 김남근 제주도 교통개선제도추진단장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상 항공은 국가적으로 절대적이고 유일한 교통수단이므로 지역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업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은 2012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제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서 제시하는 전략사업의 실현성을 좌우하고, 제주가 국제회의 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수 있는 기본 인프라이다. 대한민국 성장 동력으로 추진되는 국제자유도시에서 가장 핵심적 인프라이기도 하다.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필요성은 최근 제주도를 찾는 외국관광객이 매년 40∼50% 증가하고 있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우리나라 관광수지 개선은 물론 관광대국 도약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서 공항 인프라 확충은 제주도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 이익을 증가시키는 사업이다. 경제적 타당성과 효율성이 높고, 국가 경쟁력 창출과 관광 수지 개선 효과가 높은 제주공항인프라 확장 사업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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