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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바다맛, 손맛]올해도 무사안녕과 대어의 꿈을 꾸며…
입력 : 2015. 03.13. 00:00:00

서귀포시 한 낚시동호회가 '시조회 고사'를 지내는 모습.

매년 음력 정월이면 열리는 각 낚시회의 시조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조회는 올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대어를 낚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용왕님께 제를 올리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필자도 낚시회에 소속돼 있는 회원이어서 서귀포시에 위치한 하효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들을 정돈하고 축문을 읽으며 돼지머리에 돈도 꼽아 소원도 빌어보았다.

시조회를 마치고 회원들과 인사차 방문한 타 낚시회 회원들과 둘러앉아 음식도 나눠먹고 덕담도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마치고 낚시포인트로 가기 위해 배에 몸을 실었다.

낚시를 즐길 장소는 지귀도 덤장 포인트다. 워낙에 유명한 포인트라서 딱히 설명을 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요즘은 입질이 뜸한 시기라서 1호대에 원줄 1.75호, 1.2호의 목줄에 0찌를 사용해 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그런데 밑밥을 뿌려봐도 부상하는 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바람이 옆으로 불어서 원줄이 바람에 불려 둥그렇게 타원형을 이루고 있고, 채비도 안쪽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끼를 끼워서 밑걸림이 있을 정도로 기다렸는데도 기다리던 입질은 없었다.

주변에 먼저 와서 낚시를 하는 꾼들이 있었는데 기준치(25㎝)에 미달되는 낱마리 수준이었다. 채비도 바꿔보고 멀리까지 캐스팅을 해봤지만 변함이 없었다. 낚시를 하다 보면 많이 낚는 날도 있고 오늘처럼 입질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갈 때도 있다.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이렇듯 바다도 우리에게 베풀다가도 기운이 빠지게 하는 것을 속상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회원들도 시간을 앞당겨 철수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낚시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갯바위 주변을 둘러보니 버려진 쓰레기들과 바위에 타다 남은 것들이 붙어있는 게 보여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바람도 쐬고 한주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싶었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낚시인 여러분! 낚시터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꼭 회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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