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바람 방향·세기 등 고려 장비 조작 수칙은 철저히 지켜야 "하늘에 올라가면 일단 자유롭죠. 땅에서 부딪히는 이해 관계들도 잊게 되고요." 20년 이상 패러글라이딩을 했다는 김진옥(51)씨가 말했다. 이제는 땅에 있을 때보다 하늘이 편하단다. 김씨는 패러글라이딩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제주시패러글라이딩연합회 회장이기도 하다. 대학교 1학년 시절,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은 게 시작이었다. 필요한 장비를 사기 위해 '막일'까지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제주대학교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파라슈트'다. 김씨에게 제주는 '패러글라이딩' 천국이다. 봉긋하게 솟은 오름 주변으로 드넓은 초지가 펼쳐지고, 사시사철 바람이 잘 불기 때문이다. 이동거리가 짧은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그는 "서울같은 대도시에서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가려면 하루 전에 출발해 1박을 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제주에선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접근이 쉽고 이·착륙을 하는데 위험성이 없어야 한다. 김씨는 6개 오름을 꼽았다. 한림읍 금오름, 구좌읍 월랑봉, 대평리 군산오름, 서귀포 미악산, 함덕리 서우봉, 애월읍 새별오름이다. 장소 선택은 그날그날 바람에 따라 달라진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 세기는 어떤지 고려해야 한다. 북서풍이 불면 서귀포에 위치한 미악산과 군산은 피하는 게 좋다. 패러글라이딩은 맞바람을 받아야 이륙할 수 있는데 이곳은 남서·남동풍이 불어야 비행이 가능한 탓이다. 김씨는 "금오름만이 풍향에 관계 없이 비행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 필요한 장비는 날개에 해당하는 캐노피, 의자 역할을 하는 하네스, 비상 상황 시 사용할 낙하산 등이다. 비행복, 고도계, 헬멧 등도 갖춰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을 통해 패러글라이딩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일일 체험 비행도 가능하다. 숙련된 지도사와 함께 비행을 즐기는 것이다. 김씨는 "연간 2000명 이상이 제주를 찾아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며 "3년 전보다 절반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하늘 위에서 제주 자연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얘기다. 하늘 위를 날으려면 용기는 필수다. 김씨는 "자신있게 도전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늘 위를 나는 일이다 보니 무서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장비 조작 수칙만 잘 지킨다면 사고 위험성은 현저하게 낮습니다. 좀만 용기를 낸다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비행을 즐길 수 있죠."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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