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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칼럼] 위기의 광어양식산업 이대로 놔둘 건가
오태현 기자 oh62@ihalla.com
입력 : 2015. 04.14. 00:00:00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유통이 다소 회복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춘 대안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주어류양식수협 관계자의 말이다.

"광어양식 물량은 크게 증가한 대신 소비침체와 여러 이유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제주도와 생산자·소비자 단체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 소비자 신뢰회복과 판로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양식업자의 지적이다.

"종묘입식·폐사율·생산량 10% 줄이기 등을 통해 양식광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주도 해양수산국 관계자의 말이다. 양식광어 생산자와 도·관련업계 등은 양식 광어산업이 위기라는데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제주에서의 양식산업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육상양식이 첫 도입된 이후 제주경제 기간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내수 소비는 물론 상당량 일본 수출을 통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수준의 호시절이 있었다. 그 중심엔 양식광어가 자리한다. 이후 다양한 양식어류 개발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맞춤형 양식으로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엔 홍해삼을 비롯 해마,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참치양식까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활로찾기도 좋지만 줄도산 위기의 광어양식산업을 방치해선 안된다. 한때 잘나가던 광어양식산업이 휘청거리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이 된다는 얘기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비올날을 생각하지 않았던게 가장 큰 이유다. 일본 원전사태로 인한 안전성 우려와 세월호 참사 등 소비부진으로 인한 가격하락, 엔화약세 지속, 양식광어 판로구축 사업 한계 등 한두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겹친게 아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도내 광어육상양식 현황은 358군데에 146.5ha다. 생산실적은 2만 4908톤에 2267억원이다. 도내 광어양식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산량은 98%, 생산금액은 96%에 달한다. 광어양식산업은 지난 10년간 외연확대로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다. 성어보유량이 늘면서 업친데 덮친격이 되고 있다. 성어보유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료, 전기료, 인건비 등이 증가로 경영압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수가격은 2011년 1kg당 9927~1만 3135원에서 지난해는 8530~1만 815원 수준으로 떨어져 생산원가 1kg당 1만원에 겨우 맞추고 있다. 양식업계는 울상이고 양식수협은 판로찾기에 골몰하고 도는 해결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문제를 방치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엔화약세 지속과 식중독 원인균 발생으로 인한 안정성 문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과 소비부진에 따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답은 있다. 소비자의 신뢰회복과 적정생산량을 위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제주 해수 지하수 등 좋은 조건을 십분 활용해 양질의 양식어종 개발 및 양식품종의 다양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실추된 소비자의 신뢰회복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수시로 소비촉진운동을 벌이고 식품안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행보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무항생제 양식체계 구축과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확대를 통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게 급선무다. 회와 초밥 재료 수준에서 벗어나 소비방안의 다양화와 소비계층의 외연확대를 꾀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결자해지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오태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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