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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도민체육대회 딜레마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5. 04.27. 00:00:00
'딜레마'는 일반적으로 '진퇴양난'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두 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전통적 논리학 용어로는 삼단논법의 특수형식 중 하나로 통용되기도 한다. 두 개 이상의 가언판단(假言判斷)을 대전제로 하고 선언 판단을 소전제로 해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어느 쪽을 취해도 상대방에게 나쁜 결론이 나온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사용된다.

딜레마라는 단어를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는게 바로 어제(26일) 막을 내린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이다. 과거 시·군의 경쟁 구도가 사라지면서 현재의 운영방식에 대한 고민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민체육대회는 1966년 처음 개최됐다. 제1회 대회는 1966년 5월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도공설운동장 및 시민회관, 기타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방법은 시군(제주시, 북제주군, 남제주군)대항으로 하고 종합 점수에 의해 순위를 결정한다고 돼 있다.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1967년도 한 해를 거른 것과 1998년 제79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로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를 열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07년에 열린 제41회 대회때 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행정 구조 개편에 의해 일반부 경기는 읍·면·동 단위 참가에 의한 2개 행정시 대항 경기로 진행이 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민체육대회는 항로를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과도 다름없는 처지에 놓였다. 4개 시·군이 존재했을 당시에는 최소 4개팀이 출전해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과열양상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2007년부터 시·군은 폐지되고 행정시만이 존재하게 되면서 출전팀은 단 2개팀으로 줄어들게 됐다. 더구나 일부 종목은 단독출전이 다반사이며, 설령 출전하더라도 모두 메달리스트가 되는 초미니멈급 대회로 전락하고 있다.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뚜렷한 개선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도민체육대회는 제주특별자치도 체육의 본산임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트랜드가 바뀌면 대회방식 등도 달라져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내몰렸다. 뿐만 아니라 많은 도민들을 동원해야 가능한 보여주기식 개막식 프로그램 역시 확 뜯어고쳐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수십년전 우리나라, 제주도가 힘들고 어려울때 스포츠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함께 하는 이벤트를 통해 국민의식을 한데 모으는 시절은 지나도 한참 지났다.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체육회 등이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과연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도민체육대회를 개최해야 하는지를 놓고.

도민화합을 도모하는 취지에서 축제도 가미됐지만 일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면서 더 이상 도민체육대회는 도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이면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가 50회째를 맞는다. 내년 대회가 실질적으로 도민체육대회의 마지막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이벤트로 탈바꿈하게 되는 분수령이 될게 분명하다. 도민체육대회 딜레마는 올해로 끝나야 할 것이다. 딜레마를 끝내야 할 주인공은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장인 제주도지사이다. <조상윤 교육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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