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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큰제주희망은사람이다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
도전정신으로 신생분야 개척… 글로벌 업체와 무한경쟁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입력 : 2015. 05.20. 00:00:00
우리나라 인구 1%를 차지하는 제주, 그래서인지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제주출신의 비율도 높지 않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분야마다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가 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제주인이 있다. 인사·조직 컨설팅 분야에서 업계 5위권에 드는 인싸이트 그룹을 이끄는 오승훈(52) 대표이사다.

인사·조직 컨설팅이란, 도내에서는 매우 생소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점차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야다. IMF 이후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인력과 조직 운영이 기업의 존속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서다. 인싸이트 그룹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인사·조직과 관련한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다. 2006년에 설립, 9년 만에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컨설팅을 도맡으며 업계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인싸이트 그룹을 이끌며 우리나라 인사·조직 컨설팅 업계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오 대표를 지난 7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인싸이트 그룹 본사에서 만났다.

회사, 9년만에 업계 5위권 성장

제주인이라는 전국 1%의 한계 독립심과 자신감 키워내

"제주,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질적 문화 포용해야" 조언


"인사·조직 분야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외로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30인 이상 규모의 조직이라면 인사·조직을 담당하는 인력을 필요로 하죠. 공공기관의 경우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의 문제 때문에 저희와 같은 컨설팅 업체에 해법을 구합니다. 의뢰가 들어오면 3~6개월 동안 팀을 꾸려 그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조직구조, 인사제도, 인사관행 등의 솔루션을 도출해냅니다."

인싸이트 그룹은 설립 이래 법무부, 산자부 등 일반 공공기관과 SK 텔레콤, KT, LG 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100여개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300회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종업계에서는 상위 5위권에 드는 실적을 자랑하는데 이중 글로벌 브랜드가 3곳, 나머지 토종 2개 기업 중 하나가 인싸이트 그룹이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시사 주간지인 '시사저널'과 함께 '한국의 좋은 기업(Korea Good Company)' 선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사·조직 분야가 주목받는 것은 비단 현재의 문제 뿐만 아니라 닥쳐올 미래까지 대비할 수 있는 전문가의 안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의 인력구조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위로 갈수록 인력이 비대해지는 역피라미드 형태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조만간 정년퇴직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닥칠 문제점이 심각합니다. 그들의 지식과 기술이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기업에서 함께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수조원에 이르는 국내 대기업이 곧 맞닥뜨릴 문제이지만 간과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사·조직 컨설팅 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할 일이 많아지는 셈이다. 그래서 폭발적인 수요는 아니지만 인싸이트 그룹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오 대표는 밝혔다.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신생 분야였던 이 업종에 그가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1990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과 동시에 SK그룹 인재개발원에 취업한 오 대표는 1996년 한국능률협회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조직 내에서 보다 전문가로서 크고 싶다는 포부를 갖게 됐다.

오승훈 대표이사가 이끄는 인싸이트그룹은 인사와 조직컨설팅 분야를 다루고 있는 회사다. 2006년 설립된 인싸이트그룹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컨설팅을 도맡으며 성장을 거듭하면서 관련업계 5위권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미현기자

"아이러니하지만 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제 성향에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웃음). 이 분야도 회계사나 변호사처럼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일이거든요. 다른 점은 두세 명씩 짝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점이죠. 인사·조직을 공부하다보니 다양한 조직의 경험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호기롭게 창업까지 했으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된일 이었다고 오 대표는 회상했다. 업계에서 '오승훈'이란 브랜드는 있었지만 인싸이트 그룹이라는 브랜드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물건처럼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완벽한 프리젠테이션으로 프로젝트를 따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라는 평판을 얻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고교 선배나 제주 출신 선배가 많지 않아서 스스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지요. 저 뿐만 아니라 제주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독립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그는 제주의 젊은이들도 얼마든지 자신처럼 도외에서 일로써 인정받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지금 청년들이 취업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조만간 각 기업마다 정년 퇴직자들의 은퇴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능한 대학생활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부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취업을 한 뒤에는 그 조직에 맞는 성실함을 우선적으로 갖춘다면 인정받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일류 기업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모두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성실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컨설팅의 주요 내용도 그 조직이 요구하는 성실성이 무엇이냐 하는 것을 정의 내리는 것입니다. 각 조직의 성실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수립해 인사에 반영하는 것이지요. 스펙이나 외모 어떠한 것도 성실함을 대체할 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유수 국내 기업과의 업무 경험을 갖고 있는 오 대표가 바라보는 고향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먼저 오 대표는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질적인 것들에 대한 포용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외지인들이 제주에 터를 잡을 때 귀농만이 아닌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도가 마련해준다면 제주 발전의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기업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제주는 아직까지는 매력적인 입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도록 인종이든 문화든 섞일 수 있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글로벌 제주가 되려면 글로벌 마인드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한 제주에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저희도 제주에 지사를 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당당히 업계 대표 기업을 일궈낸 오 대표. 제주인의 도전정신과 기상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제주의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오승훈 대표이사는 누구?

국내 인사·조직컨설팅 분야 산증인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출신인 오 대표는 제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SK그룹 인재개발원(1990~1996), 한국능률협회 컨설팅·매니지먼트 본부장(1996~2000), 머서컨설팅 수석컨설턴트(2001~2002), 왓슨와이어트 부사장(2002~2004) 등을 거쳐 2006년 인싸이트 그룹을 설립, 국내 인사·조직 컨설팅 분야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2009~2010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 보훈 복지의료공단 경영자문위원, SPC 그룹 인사담당 고문 등으로 활약 중이다. 제주를 떠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오 대표는 제주 본가에도 한 달에 한번 꼴로 왕래 할 정도로 여전히 제주 사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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