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리스트 카터 지음/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체로키 인디언 혈통의 작가가 쓴 자전적인 성장소설. 세상이 혼탁하고 막막해질 때 위로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하게 하며 누구나 가치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주는 마음 따뜻한 소설이다. 싱그런 5월 청소년의 달에 책으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분, 어린이 독서교육에 열정을 쏟고 계신 가마초등학교 이정민 선생님을 대담자리에 초대했다. ▶(이경주, 이하 '이')=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이정민, 이하 '민')=안녕하세요?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한 교직 2년차 가마초등학교 신규교사 이정민이예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통해서 아이들 마음의 밭을 풍성하게 가꾸고 싶은 꿈 많은 교사이기도 합니다. ▶이=독서 마니아라고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하시던데, 특히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민=수줍습니다. 제 어릴 적 경험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책을 좋아한 게 아닙니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께서는 텔레비전을 보지 못하게 했어요. 심심하면 이야기책을 읽는데 그 다음이 자꾸 궁금해지는 거예요. 이렇게 읽다보니 독서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또한 부모님께서는 책을 사는 건 낭비가 아니라면서 읽고 싶은 책은 늘 사주셨어요. 지금도 책을 사서 읽는 편인데 밑줄 그으면서 읽는 버릇 때문이기도 합니다. 민=책 읽기 릴레이를 통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자기가 읽은 책을 친구가 읽고 친구가 읽은 책을 또 내가 읽고, 서로 경쟁하듯 읽고 있어요. 내용이 짧은 책은 벌써 다 읽고 다음 릴레이 도서를 받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앞으로 책읽기 릴레이 효과가 기대 됩니다. 학부모님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습니다. 학부모 명예사서 어머니들은 릴레이 도서를 새로 사거나 학교에 있는 책으로 1-2학년까지 확대하자는 의견도 모았습니다. ▶이=예, 참 고무적인 일이네요. 릴레이 선포식 자리에서 위의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특별히 강조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민=이 책은 감명 목록 베스트 10에 드는 책입니다. 읽을 때마다 감동입니다. 처음 읽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인데 읽다보니 저는 책 속의 주인공 '작은 나무'가 되어버렸습니다. 슬픈 내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을 땐 작은 나무의 유일한 가족, 할머니 할아버지를 바라보았습니다. 모자라도 모자람이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함께 읽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 모든 세대를 위한 불후의 명작, 이 시대의 작은 고전이라는 서평이 눈길을 끄는데요, 어떤 내용이기에 그렇습니까? 민=인디언 혈통의 어린 저자가 부모를 잃고 조부모와 산에서 생활하며 눈물겹게 자라나는 이야기를 엮은 영감 넘치는 자전적 소설입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후반으로 갈수록 감동이 짙게 밀려옵니다. 할머니의 가르침은 자연과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의 삶' 자체였고, 할아버지의 성실함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스며드는 삶의 이야기요, 교육의 이야기입니다. '백문의 불여 일독' 고전처럼 빛나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이=그래서 책 표지엔 영문표기로 'The education of Little Tree'라 했을까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상징적인 표현인가요? 민=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그 느낌을 살린 제목이면서도 전편에 흐르는 주제는 삶의 교육입니다. 지은이는 조부모님께서 인디언 생활 방식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성장의 과정이요 교육입니다. 소제목 '내 이름은 작은 나무'에서 마지막 '죽음의 노래'까지 손자에게는 새로운 체험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등등 일상의 모든 게 교육적 성장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주인공 이름이 '작은 나무'입니다. 아주 독특합니다. 이유가 있나요? 민=인디언 특유의 자연관에서 바라보는 삶의 철학이자 교육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나무를 가꾸듯 배려하고 응원하고 공감하며 조장합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스스로 자라나게 하자는 의지가 이름 속에 들어있답니다. ▶이=이 책에서 강조하는 '자연의 이치'란 무엇을 뜻하나요? 민=자연의 이치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것입니다. 책 속에서는 꿀벌과 사람을 예로 듭니다. 꿀벌은 욕심이 많아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꿀을 벌집에 모아 놓습니다. 그러다 보면 꿀을 필요로 하는 다른 집단에게 공격을 당해 빼앗기기도 하고 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필요한 만큼만 취했을 때 평화롭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읽었습니다. ▶이=영혼의 마음, 육체의 마음은 어떤 겁니까? 민=육체의 마음은 우리의 몸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욕구들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마음이며 이러한 육체의 마음과는 또 다른 마음이 영혼의 마음입니다. 인간이 가진 교활한 생각이나 욕심 같은 것들이 커졌을 때에는 영혼의 마음을 갉아먹는데 영혼의 마음이 사라지게 되면 살아있어도 죽은 것과 같다는 거예요. 이런 인디언식 사유체계는 혼탁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합니다. ▶이='늑대별' 이야기도 아픔이고 감동이죠? 민=가장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 좋은 교육'과 '더 좋은 환경'이라는 명분으로 작은 나무를 조부모님과 강제 이별시키고 이별하고 고아원으로 보내버립니다. 당시 미국 사회의 기준에서 보면 작은 나무가 살고 있는 삶의 환경은 턱없이 부족해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작은 나무가 고아원에서 겪은 일들은 오히려 현대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의 허구성을 보여줍니다. 수업시간에 작은 나무가 한 답변에 이유는 묻지 않은 채 체벌을 하는 모습 등은 진정한 '좋은 교육'과 '좋은 환경'기준의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민=할아버지와 작은 나무가 노새인 샘영감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엎드려서 노새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장면, 윌로존씨에게 보답하기 위해 주머니에 넣은 개구리로 인해 교회 안이 아수라장이 된 장면, 천진한 작은 나무의 생각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책에 관한 의미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책이란? 민=저에게 책은 애인보다 더 좋은 친구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 자체입니다. 읽는 즐거움에서 부터 기쁨 슬픔, 지식 지혜, 어떤 꿈이나 다짐 등 제게 필요한 모든 걸 다 주거든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책 친구가 많아지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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