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농사꾼과 의사의 땅·몸살림 이야기
4년전 제주에 내려와 '공생'을 꿈꾸는 안재홍씨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5. 05.22. 00:00:00
천규석·황성수 만나 '땅의 침묵 몸의 반란' 펴내

지속가능한 농업이 걱정스런 시대에 평생 유기농, 소농, 두레공동체를 실천해 온 농부 '천규석'이 있다. 또 갈수록 대형화되는 의료현실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자연에 가까운 음식이 우리 몸을 얼마나 단련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의사 '황성수'가 있다. 이들의 '땅을 살리고 사람을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담아낸 책이 나왔다.

제주에 내려와 '공생'을 꿈꾸는 안재홍(42)씨는 최근 '땅의 침묵 몸의 반란'을 펴냈다. '농사꾼 천규석과 의사 황성수의 땅살림·몸살림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저자 안재홍씨와 두 딸.

안씨는 4년전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다. 대구에서 채식운동과 농업학교를 운영했지만 자신이 귀촌할 것이라고는 예감하지 못했다. 그 첫 기착점이 제주였다. 제주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제주와 오키나와의 연대를 통한 평화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가족이 살 집을 짓는 것을 계기로 '공생'이라는 제주건축협동조합을 만든 후 집짓는 일과 농사짓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제주의 자연과 호흡하면서 놀기를 좋아한다. 아이들과 놀기엔 맑은 날이 좋지만 비 오고 바람 부는 날도 나름 재미있게 생각한다. 제주에서 몸의 상처로 마음까지 아픈 아이들이 치유될 수 있는 평화롭고 건강한 학교를 준비하며 지내고 있다. 대안교육 강좌도 가끔 열며 평화롭고 건강한 삶을 주제로 재미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안씨는 "신기하게도 농사는 얼굴타고 힘들어서 싫다던 아내도 자꾸 밭에 가고 싶어하고 아직 어린 딸아이도 밭에만 가면 신나게 놀았다. 밭에서 우리 가족은 웃음과 행복을 배웠다"고 말한다. 또 그는 "앞으로 무얼하고 살아야 할지 헤매고 있지만 '농사'라는 것이 우리 문명을 새롭게 열어줄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만은 해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준비하게 된 것이 농부에 관한 책을 새로운 시각으로 엮어보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대화형식이지만 따로 인터뷰한 것을 엮어낸 것이다. 1장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농부의 이야기를 실었다. 2장에서는 땅을 치유하는 의사의 이야기를 옮겼다. 3장에서는 농부와 의사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의료와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은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었거나 앞으로 논쟁이 필요한 대목들에 대해 철저한 자료를 바탕으로 논쟁을 벌인다. 5장은 두사람이 생각하는 개념을 담았다. 땅, 밥, 농사, 두레·공동체, 건강, 가족 등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지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스토리플래너.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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