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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주)씨포스트제주 프로듀서 김지혜씨
"제주 찾게 하는 페스티벌 만들터"
졸업후 하고 싶은 일 찾아 제주 정착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5. 07.24. 00:00:00

(주)씨포스트제주 프로듀서 김지혜씨는 제주를 찾게하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각종 문화 행사·회의 대행 경험 쌓아

제 발로 원해서 찾아왔지만 문뜩 집이 그리웠다. 수십 번을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멀어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보고싶어졌다. 김지혜(29)씨가 제주를 '애증의 섬'으로 부르는 이유다.

잠시 떠나기도 했었다. 경상남도 김해가 고향인 그는 2006년부터 대학 4년을 제주에서 보내다 졸업 한 학기를 남기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다시 제주가 그리워졌다. 그를 다시 부른 건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제주에선 사회생활을 못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괸당 문화'라고 하잖아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데, 이렇게 좁아서 어떻게 생활하나 싶었죠. 그런데 그렇게 아는 사람이 늘고, 사람 간의 정이 쌓이는 거더라고요. 떨어져 보니 그런 점도 그리웠어요. 마침 아는 선배가 제주에서 함께 일을 해 보자고 제안했죠."

제주 청년들도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섬 밖으로 눈을 돌린다. 그 역시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직장보다 하고 싶은 직업을 찾자'는 생각이 컸다.

하고 싶은 일을 쫓아 들어온 게 지금의 일터인 (주)씨포스트제주다. 그를 포함해 전 직원이 3명일 정도로 규모가 작은 곳이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관심이 컸던 국제회의와 문화 행사 대행, 기획 전시 등을 맡아서 할 수 있다는 게 그를 동하게 했다. 일을 시작한 2012년 7월부터 제주올레가 개최한 '월드트레일컨퍼런스' 등 크고 작은 행사를 두루 맡아왔다.

맨 처음 맡은 일은 '풀문 페스티벌'이었다. 한 여름 밤에 해변에서 펼쳐지는 '디제잉 파티'인데, 제주의 야간 관광 요소를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씨포스트제주가 자체적으로 기획했다. 페스티벌은 4년째, 어김없이 올해도 문을 연다. 무대를 올리기 위해선 DJ 섭외부터 무대 구성까지 한 해를 꼬박 들여야 하지만 해마다 찾는 인원이 많아지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그의 최종 목표는 제주를 찾게 하는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롯이 그것만을 위해 제주를 찾고,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매력을 발견하고 돌아가게 하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다.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 자연의 매력은 그를 더 꿈꾸게 한다.

"지금은 일렉트로닉만 선보이지만 재즈, 락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제주도 여러 해변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페스티벌을 열고 싶어요. 티켓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연결을 잘 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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