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도로~효명사~한라산둘레길~돈내코로 이어지는 10㎞의 코스는 가파른 선돌계곡을 가로질러야 하는 제법 힘든 코스다. 탐방객들이 녹음이 우거진 코스를 걷고 있다. 강희만기자 깊고 험한 한라산 자락 속살 그대로 펼쳐져 탄성 마저 멎게 하는 대자연의 신비 만끽 새소리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에 더위 ‘싹~’ 7월 25일 아침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루이틀 전만 해도 제12호 태풍 '할롤라'가 방향을 틀어 제주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던 터였다. 기우였다. 대신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볕이 따가웠다. 만만찮은 하루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났다. 8차 에코투어가 예정된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 에코투어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언뜻 보기에 투어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참가자가 눈에 띄었다. 연세가 있어 보였다. 무더운 날씨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코스가 지금까지의 투어 일정 중 가장 어려운 길이라 걱정이 앞섰다. 5·16도로~효명사~선돌계곡~선돌~한라산둘레길~돈내코에 이르는 곳으로, 가파른 선돌계곡을 가로질러야 하는 제법 힘든 코스다. 녹음(綠陰) 속 새소리에 귀 기울여 500m 쯤 갔을까. 일주문(一柱門)처럼 보이는 하얀 건물이 탐방객을 맞았다. 효명사의 산신각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풍경(風磬) 소리에 절로 눈이 감겼다. 찰나나마 속세에서의 중압감이 훌훌 날아간 듯 했다. 코스 중간 만난 계곡, 비온 뒤라 매우 미끄럽다. 이제부터 오르막이란다.(여기까지도 오르막이었는데…) '선돌'로 향했다. 한라산 자락에 있는 선돌은 깊고 험한 계곡의 기운을 간직한 곳으로, 선돌 아래 기도 도량은 쉽사리 방문을 허(許)하지 않을 것처럼 엄숙하고 고요했다. 숲을 걷다 눈에 띈 달걀버섯. 이 기운은 이곳을 오르내리는 사람들만 느낀 게 아니었나보다. 정상부 바로 인근에 '묘'가 자리잡고 있었다. 한라산 깊은 산자락인 이곳에 묘 자리가 있는 것을 보면 신성한 기운 탓에 명당이었던 것 같다. 지극한 효심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이장 터가 남아 있다. 뽕나무버섯. 목적지인 돈내코에 다다라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이날 힘겹게 걸어온 길을 되짚어 봤다. 중간중간 쉬었던 그 시간이 지친 삶에 '쉼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듯싶다. 지금 우리네 삶에 광합성이 필요한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여정이었다. 한편 8일 진행되는 제9차 에코투어는 영실입구~민모루오름~한라산둘레길~표고밭 임도~한대오름~노루오름길~한라산둘레길~18림반 코스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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