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입구~민모루오름~한라산둘레길~18림반으로 연결되는 코스는 대부분 평탄하게 이어진다. 사진은 탐방객들이 녹음이 우거진 코스를 걷고 있다. 강희만기자 비교적 평탄 코스… 가벼운 산행으로 안성맞춤 숲그늘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건천 걷는 재미 도심 속 푹푹 찌는 무더위에 문뜩 숲이 생각났다. 따가운 볕을 가려주는 숲 그늘이 그리워서다. 그 안을 천천히 걷노라면 잠시나마 여름을 잊는다. 밀물 같은 인파로 시끌벅적한 여름 바다와 달리 여유도 누릴 수 있다. 더위를 피하면서 마음까지 돌보기에는 바다보다 숲이 낫다. 지난 8일에도 어김 없이 숲 세상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영실입구를 시작해 민모루오름, 한대오름을 거쳐 한라산둘레길, 18림반으로 나오는 여정이었다.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래킹연구소장은 "여러 오름을 지나는 코스이지만 오르막이 심하지 않고 대부분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영실 입구에서 시작해 민모루오름을 따라 걸었다. 산행 초보자도 무리 없이 걸을 만한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높이 82m의 민모루오름은 꼭대기가 없는 능선처럼 자리하고 있다. 서귀포에서 바라보면 제법 높이가 느껴진다고 하지만 고지대에서 만난 오름은 '오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가볍게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과 마주한다. 중문천 지류 전경으로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대오름 가는 길이 나온다. 숲을 걷다 눈에 띈 타래난초와 집채만한 바위. 길을 따라 늘어선 표고밭 사이를 지나 한대오름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었다. 굴곡이 심하지 않았지만 작고 큰 바위로 덮혀있어 걸음의 속도를 더디게 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자세가 덩달아 낮아졌다. 바쁜 일상에서 몸에 밴 잰걸음을 좀 쉬어가라고 숲이 말하는 듯했다. 한대오름을 지나 한라산둘레길로 이어지는 길에는 조릿대가 무릎 높이 이상 허리를 곧추세우고 있었다. 가슴 높이 만큼 자란 조릿대가 터널을 이룬 구간도 나왔다. 걷기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온몸에 조릿대가 스치면서 나는 소리는 여름 바닷바람을 닮았다. 숲 속 상쾌함이 더해졌다. 총 15㎞ 길이로 뻗은 길에서 만난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탐방객들이 녹음이 우거진 코스를 걷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번째 에코투어에 참가했다는 박경종(60)씨는 이번 여정에 처음으로 아내와 동행했다. 그는 "길을 걷다 보면 제주라는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는 데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박씨의 마음이 아내를 움직였을 것만 같았다. 이들 외에도 여러 부부가 함께 발을 맞췄다. 한편 22일 진행되는 제10차 에코투어는 어승생제2수원지 입구에서 시작해 무수천~천아숲길~한라산둘레길~쇠질못~족은노루오름~큰노루오름~어음천~궤물오름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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