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출신인 남홍우 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자 100여명의 메르스 대응 진료팀을 구성해 진두지휘하면서 국가적으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부미현기자 당뇨와 노인의학 분야 전문의 부임 한달만에 메르스 사태 맞아 위기 대응 진료팀 구성 총괄지휘 "제주도는 부모와 다름없는 곳…요양병원 운영하는게 작은 소망" 지난 3개월 여, 우리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중후군 메르스. 정부의 공식 종식 선언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 메르스 위기극복의 최일선에서 큰 역할을 한 제주인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의 중심기관이자 대표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의 남홍우 부원장(51)이 그 주인공. 국내 최고로 평가받던 민간병원들이 '메르스'라는 신종감염병 앞에 무기력하게 뚫린 상황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관리 전문병원으로서 준비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메르스사태를 극복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4월 기획조정실장에서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남 부원장은 부임 한 달 만에 메르스사태를 맞닥뜨렸고, 그럼에도 단 한명의 의료진 감염없이 중증의 메르스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해내는 감염관리 최고병원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지난 13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남 부원장을 만났다. 인턴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30년 가까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재직해온 남 부원장은 그동안 수많은 감염병, 재난상황 등 응급상황에 투입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메르스 사태에도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임했다며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흔히 의료인들을 사지에 나가있다고 표현하는데요, 의사로서 본연의 임무이자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 창궐 때도 우리 병원의 감염센터장이 1진 단장으로 시에라리온에 파견된 바 있습니다. 이번 메르스 대응에서도 저희 의료진들은 의사로서 몸에 배어있고, 경험을 통해 잘 알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고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근무할 수 없겠지요." 남 부원장은 이번 메르스 대응에 나선 전문의들을 총괄 진두지휘했다. 메르스환자 진료에 13개 전문 진료과에서 50여명의 전문의들과 170명이 넘는 간호사들이 투입되었는데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진료시스템을 효율화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저마다의 전문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환자를 돌보던 의사들을 '다학제 진료팀'이라는 이름 하에 지원 역할을 하도록 통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특히 메르스는 결정적인 치료제가 없어 환자 개개인마다 의료진들의 협업 속에 치료방안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고충이 있었고, 무엇보다 진료의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극도의 긴장감과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가장 많은 중증의 메르스환자를 진료하면서 단 한명의 감염자도 없이 성공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한 명이라도 무너지면 국가가 뚫린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실패하는 순간 더 이상 지시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죠. 내내 그게 어려웠고 처음 한 달은 집에도 못가고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습니다. 감염병은 평상시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고 경험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번 메르스 대응에도 지난해 에볼라 대응 때와 같은 '최상'의 수준으로 대응하고 경각심을 갖고 임해 의료진 감염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의료기관이지만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 이후 1958년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3국의 원조를 받아 아시아 최고의 병원으로 개원한 이래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의 중심기관으로서 국가보건의료 안전망을 지키는 소임을 맡고 있다. "평소에는 일반 병원과 똑같이 진료하지만 재난과 응급상황, 신종 감염병 발생 등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긴급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가장 먼저 행동하는 곳이 저희 국립중앙의료원입니다. 재작년 필리핀 태풍 때도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됐고, 지난해 세월호 때도 사고가 있던 당일 바로 팀을 꾸려 현장에 의료진을 투입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민간병원에서 환자를 이송하겠다고 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받을 수 있었던 거죠" 개원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은 북유럽의 최신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최고병원으로 의과대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수련병원이기도 하였다. 특히 재난에 대응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의 활약상은 1983년 아웅산 폭발사고(미얀마의 수도 양곤의 아웅산묘소에서 한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북한공작원에 의해 저질러진 폭파사건) 당시 현장에 긴급파견된 의료진들의 활약에서 정점을 이룬다. 남 부원장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88년 이곳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군입대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기획조정실장, 원지동이전사업단장, 공공보건의료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국립중앙의료원의 위상제고와 발전모델 정립을 위해 기여해오고 있는 그다. 남홍우 부원장이 재직중인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우리나라 의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나가고 있는 남 부원장이 성공한 의료인으로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성실성이다. 의료인이라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전공분야인 당뇨병과 노인의학 관련 학계에서도 '최상급' 전문의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제주도는 부모와 다름없으며 언젠가는 돌아가게 될 곳이라며 언젠가 전공분야를 살려 제주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밝혔다. 고향의 도민들에게는 끊임없이 활동하고 운동하는 것이 건강하게 수명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제주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만큼의 기여라는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제주도가 목소리를 내려면 그만큼 우리나라에 기여해야 합니다. 사회에 기여해야 개인의 얘기나, 지역의 주장이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100을 주면 70만 받으려는 자세로 살아온 거 같습니다. 공공의료기관을 직장으로 선택했던 30년 전 젊은 시절부터 제 인생의 모토라 할 수 있습니다. 100을 주고 똑같이 100을 받으려 하면 사회나 조직에 기여한 것이 없는 셈이죠. 제주 젊은이들이 준만큼 받으려하기 보다는 먼저 기여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제주의 목소리도 그만큼 커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남홍우 부원장은 누구? 제주시 한경면 출신으로 제주일고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88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해 2002~2003년에 영국 에딘버러대학병원 당뇨병센터에서 연구원을 지낸 기간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의료인 생활을 계속해왔다. 국립중앙의료원 당뇨병센터 센터장(2007~2010년), 기획조정실장(2013~2014년), 공공보건의료 본부장(2013~2014년) 등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의학계 활동으로는 대한당뇨병학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대한공공의학회 학술이사, (사)한국당뇨협회 이사, (재)노인의학학술재단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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