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학력고사 전국수석과 사법시험 수석 합격 등 1등을 석권하며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 시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원 지사의 이력을 굳이 소개한 이유는 '연합고사'를 말하기 위함이다. 원 지사 세대가 제주 연합고사의 첫 주자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1979학년도에 처음 시행된 연합고사가 37년이 지난 지금도 치러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두 차례 정도 내신성적으로만 선발한 것을 제외하면 내리 30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 연합고사는 제주지역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어느정도 도움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연합고사는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에 입학할 수 있는 선발시험이다. 제주지역만 유독히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험제도이다. 지난 6월 2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는 '이석문 교육감 1년, 제주의 아이들은 행복한가요?'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한 초등학교 어머니 회장은 연합고사 폐지를 주장했다. 연합고사 실시에 따른 폐단을 설명했다. "학생들이 제주시내 인문계에 진학하지 못하면 패배자가 된 듯이 생활한다. 공교육이 15세 아이들에게 서열을 매기는 것"이라며 연합고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어머니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이같은 문제점은 아주 오래전 부터 제기돼왔지만 아무런 해결책은 없었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급수와 학급당 학생수를 늘리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고입정책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청과 일선 중학교에서는 연합고사 탈락자 최소화만이 능사인 것처럼 교육정책을 편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실업계고교(현재는 특성화고)에서 가서도 열심히 하면 취업도,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는 얘기로 진학지도 정책을 폈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9일 도내 30개 고등학교 7933명을 선발하는 2016학년도 제주특별자치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세부계획 및 평준화지역 일반고등학교 입학전형 요강을 확정해 발표했다. 입학전형의 요점은 제주시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 6학급을 늘려 늘어난 학생을 수용하는데 있다.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석문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면서 제1공약으로 고교체제개편을 들고 나왔고, 교육감 당선 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용역을 통해 작업이 한창이다. 부실하거나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작품(?)이 나올 듯 하다. 그게 수작이든 졸작이든. 도교육청의 고교체제 개편 작업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만시지탄은 사전적 의미로 때늦은 한탄(恨歎)이라는 뜻이다.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歎息)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제도개선을 위해 한 걸음 뗐다는데 많은 의미를 두고 싶다. 이석문 교육감은 후보시절부터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자주했다.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모두 껴안고 가는 교육감이 되면 고교체제 개편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이 교육감 얘기대로 고입(苦入)이 아닌 고입(高入)을 기대해 본다. <조상윤 교육문화체육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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