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곶자왈은 산책로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주변 생태계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순곶자왈에서 바라본 산방산. 사진=표성준기자 정비된 산책로에 완벽한 생태계 ‘눈길’ 일본군 진지터 등 아픈 역사 흔적 목격 제주인의 삶 흔적 담은 잣담 보존 잘돼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 암석 등이 어우러져 생태적으로 안정된 천연림을 일컫는 제주도 말이다. 그러나 제주사람들에게 곶자왈은 황무지와 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겨난 현무암 탓에 잡목만 자라고 땅심도 얕아서 농사를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곶자왈은 그저 땔감이나 조달하고, 말과 소를 방목하며, 노루나 꿩을 사냥하는 곳이었을 뿐이다. 곶자왈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순전히 과학 덕분이다. 사람들은 여러 연구가 선행되어서야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낸 용암의 요철 지형이 지하수 함양과 보온·보습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덕분에 남방계 식물이 살 수 있는 북방한계선과 북방계식물이 살 수 있는 남방한계선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이룬다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곶자왈의 특성이 되레 그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였던 것이다. 일본군 진지터 흔적. 한경~안덕 곶자왈지대에 포함되는 화순곶자왈은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소재 해발 492m인 병악에서 시작해 화순리 방향으로 총 9㎞에 걸쳐 분포한다. 평균 1.5㎞의 폭으로 길게 뻗어 곶자왈로는 드물게 산방산 근처의 해안지역까지 이어진다. 제주에서 해안과 가깝다는 것은 접근성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말이다. 1132번 지방도로에 인접해 있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어서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즐겨찾고 있다. 잘 정비된 산책로. 목마장 흔적을 보여주는 잣담. 올라갈 때 못 본 꽃을 내려갈 때 보게 되듯 숲길을 걸을 때 문득 뒤를 돌아보면 마주하게 되는 비경이 있다. 화순곶자왈에선 새가 남겨놓았는지, 으름열매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곶자왈은 이렇게 뒤돌아보는 여유를 안겨준다. 여유의 또 다른 이름은 수확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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