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따라비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은 익어가는 가을을 보여주듯 억새가 탐방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강희만기자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에 더욱 예뻐지는 숲길 다양한 얼굴 따라비오름서 내려다 본 절경은 환상적 추석연휴를 마친 후 맞은 10월의 첫 주말, 제13차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지난 3일 가시리 행기머체에서 시작된 '에코투어' 여정은 꽃머체~가시천~따라비오름~목장길~모지오름~억새밭~새끼오름~목장길을 지나 유채꽃프라자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40여분 뒤 도착한 가시리 행기머체(행기:놋그릇, 머체:돌무더기)에서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었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몸을 실은 탐방객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일정 초반 탐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행기머체. 가시천변을 따라 '쫄븐 갑마장길'로 들어섰다. 조선시대 최상급 말들을 조정으로 보내기 위해 말을 길러냈던 '갑마장'. 여기서 헌마공신 '김만일'의 이야기가 살짝 곁들여진다. 우연히도 이날 에코투어에는 '헌마공신 김만일'의 후손이 참가했다. 나무잎 사이로 간간이 쏟아지는 햇살이 갑마장 숲길의 고즈넉한 운치를 더해준다. "찰칵 찰칵." 가던 길을 멈춘 한 탐방객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길이 참 예쁘지 않나요?" 예쁘다는 평가가 내려진 갑마장 숲길을 빠져나가니 눈앞에 억새들판이 펼쳐진다. 따라비오름으로 가는 길목이다.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주변 전경.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본 제주의 전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수십여개의 오름이 병풍같이 늘어서 따라비 오름을 감싸고 있었다. 따라비오름은 발 밑의 작은 풍경마저 장관이다. 색색의 야생화들이 작은 머리를 내밀며 존재감을 뽐낸다. 절경을 고이 눈에 담고 모지오름을 향해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또다시 들판길이다. 오르기 전엔 몰랐던 따라비오름이 위풍당당한 옆모습을 드러내며 햇빛 아래 반짝거린다. 또다시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풍경을 눈에 담느라, 카메라에 담느라, 마음에 담느라 탐방객들은 즐거우면서도 바쁘다. 탐방객들이 가시천변을 따라 걷고 있다. 한승진씨는 "제주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길들, 다시 오고 싶어도 (길을 몰라) 올 수 없는 길을 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사람키만큼 자란 억새길을 손으로 헤치며 모지오름을 내려왔더니 또다시 너른 억새들판이 일행을 반겨준다. 길인 듯 아닌 듯한 밭길을 지나 다다른 새끼오름. 다듬어지지 않은 가파른 길, 이날 투어의 최고의 난코스였다. 투어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면서 당초 예정됐던 큰사슴이오름은 오르지 못한채 유채꽃프라자에서 약 6시간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네번째 에코투어에 참가한다는 이영란(48)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을소풍 온 기분"이라며 "참가할때마다 느끼지만 언제나 힐링하고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015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는 2회를 남겨 놓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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