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에코투어 코스는 가을 끝자락 형형색색의 단풍과 건천탐방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1 탐방객들이 건천 코스를 걸으며 주변 단풍을 감상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에코투어, 자연이 품은 길 위에서 삶의 길을 찾은 사람이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걸으며 묵묵하게 말없이 삶의 이정표를 내어주는 부모도 있다. 올해 마지막 행사인 제15차 에코투어. 지난달 31일 이뤄진 이번 탐방코스는 법정사~고지천~한전길~궁산천~시오름~한라산둘레길~어점이 오름 입구~서귀포시 산록도로. 무엇보다 형형색색의 단풍과 건천탐방이 이색적이다. 첫 여정은 항일운동 발상지인 무오법정사이다. 이 곳은 2003년 11월12일 제주도지정문화재 기념물 제61-1호로 지정된 역사 깊은 곳이다. 가볍게 몸을 푼 일행은 당시의 법정사 절터로 향한다. 세월이 지나 돌담 형태로 남았지만 바로 옆 샘물터와 녹슨 가마솥은 그 옛날의 일들을 기억하듯 했다. 시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강희만기자 내년을 기약하며… 에코투어 7개월 대장정 마무리 "자연을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 그곳이 곧 힐링이죠" 코스를 걷다 눈에 띈 좀딱취. "제주의 계곡은 대부분 건천이다. 단풍철인 지금이 탐사하기에는 제격이다. 왜냐하면 비날씨가 적어 바위가 미끄럽지 않고 아름다운 단풍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천천히 자연이 들려주는 속삭임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숲에서 우는 새소리까지 모두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걸어보라. 특히 건천탐방은 등산이나 트레킹처럼 다리운동이 아닌 팔과 다리 등 온몸운동으로 건강에도 그만이다. 자연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 그것이 곧 힐링이다." 일행은 건천탐방을 하며 위험한 곳이 있으면 먼저 알려주고 서로의 손을 잡아주며 돈독한 마음을 이어갔다. 굴곡진 곳이 있어 서로를 보듬어 주는 마음이 자연을 닮아 제법 풍요롭다. 발 아래 떨어지 도토리를 보면 바로 위로 상수리나무가 있고, 노랗게 물든 황칠낙엽을 줍노라면 그 위엔 잎이 넓은 황칠나무가 서 있다. 가을은 하늘과 땅이 더 닮아가는 계절인 듯하다. 한라산둘레길을 걷고 있는 탐방객들. 강정천과 도순천이 합쳐지는 곳으로 흐르는 궁산천. 이권성 소장은 바로 밑에 활오름(궁산)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또 늦가을 마지막에 피어나는 아주 작은 좀딱취꽃도 소개한다. 잠시 쉬는 틈을 타 말을 건낸 최수영(51·서울 서초구)씨는 제주앓이 중이다. "지난 6월 마지막주에 있던 에코투어에 참가했고 서쪽에 있는 돌오름과 영아리오름을 갔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던 기억이 있다.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나 첫 비행기로 제주에 오는데 그 곳에서 일출을 봤다. 너무 경이롭다. 제주에 올 때마다 가슴이 설레는 이유다. 이번 에코투어에 참여하려고 올해 단풍구경도 포기했다. 장시간 걸친 건천 트레킹이 색다르고 계곡에서 바라보는 산의 형상이 이채롭다. 여름과 가을의 제주를 만나봤으니 앞으로 제주의 겨울과 봄을 꼭 만나고 싶다." 일행은 고지천, 궁산천, 세초천, 영남천, 악근천 등 모두 5개의 건천을 건넜다. 점심을 먹은 장소인 악근천은 폭우가 오면 절경을 이루는 엉또폭포의 물줄기이다. 점심식사 후 악근천에서 이뤄진 에코투어에 대한 일행의 소감은 그야말로 '끝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결정체였다. 처음 행사에 참여한 사람도 있었지만 15회 모두 동행한 '열혈팬'도 있다. 타지역에서 에코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온 사람도 여럿 있다. 숯가마터. 고근미·김가원 모녀(제주시 일도동)의 말은 인상 깊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기약하며 발은 옮긴 일행은 하늘바라기숲길을 걸어 시오름에 도착했다. 한라산 정상이 마치 손에 잡힐 듯한 풍경에 일행은 기념촬영에 여념없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상록수의 조화, 이 모두는 눈에 넣으니 일행 모두가 호강이다. 시오름을 뒤로하고 한라산둘레길을 따라 일행은 어점이오름을 거쳐 범섬과 새섬이 보이는 산록도로에서 발을 멈췄다. 일행은 '끝은 또다른 시작을 위한 마침표'임을 마음에 새기면서 올해 마지막 에코투어 대단원의 주인공이 됐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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