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푸드트럭을 몰고 요리사로 삶을 즐기는 정재윤씨. 팍팍한 서울살이 지쳐 제주 정착 푸드트럭 몰고 요리사로 삶 즐겨 서울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정재윤(37) 씨는 도시의 비싼 연세(年稅)와 틀에 박힌 일상이 싫어 2011년 제주행을 택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카페 한 켠에서 제주 생활을 시작한 정 씨는 이듬해 2012년 친구와 함께 하도리에 '응?'이란 독특한 이름의 작은 식당을 꾸리며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정 씨는 사전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으며 그때그때 자신들이 개발한 다른 메뉴를 선보였다. 이런 독특한 운영 방식은 제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도시에서는 한 블록만 가도 가게가 즐비해 있어요. 배고프면 바로 아무 음식이나 선택해서 먹을 수 있고 그런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끊임없이 생산을 해내야 하죠.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우리 요리의 스타일을 찾는 손님만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었어요. 그게 좋았죠."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 지낸 3년, 정 씨는 잠시 제주를 떠나야만 했다. 서울의 한 회사에서 스카우트를 제의를 받고 그곳에서 요리와 강연을 하며 일 년을 보냈다. 그런 그가 다시 제주도로 내려온 이유는 서울에서의 팍팍한 일상을 다시금 체감했기 때문. "지난 해 서울에서 일을 하면서 보람도 있고 좋았죠. 하지만 야근은 기본이고 일주일간 집에 못 들어간 적도 있었어요" 다시 제주에 정착한 정 씨는 제주 전역을 돌며 요리사로의 삶을 즐기기로 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푸드트럭. 아직은 제주도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어 운영이 순조롭지는 않지만, 야외 행사나 케이터링(출장요리) 등에 초청을 받아 요리할 때면 맘 편하게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정 씨는 단골 정육점과 시장, 마트 등에서 구입한 제주산 식재료를 이용해 핫도그나 치킨 스튜, 샐러드 파스타 등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특히 외국인들의 호응이 좋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나 영어마을을 방문할 때면 금세 물량이 동난다. 이 외에도 정 씨는 제주를 본뜬 메뉴개발과 레시피 전수 등 외식업 컨설팅을 하며 자신의 재능을 톡톡히 살리고 있다. "최근에 컨설팅한 가게의 매출이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뿌듯해요"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고충은 있다. 매번 요리를 하러 나갈 때마다 큰 냄비며, 식자재를 나르느라 몸이 고달프다. "요리를 옮겨 다니며 한다는 것은 '그때그때 부엌을 옮기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게다가 집이 2층이라 요리를 하러 갈 때 마다 고생이죠(웃음)." 제주도에 처음 정착했을 때는 저렴한 주거비용이 장점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서울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씨가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일을 하면 내가 원하는 공간, 어디든 식당이 되죠. 아주 근사한 일이에요. 지금처럼 제주도에서 요리도 하고 컨설팅 일도 하면서 훗날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트럭을 몰고 전국여행도 다녀오고 싶구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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