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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안 640리를 가다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4)구좌읍 하도리
어종 다양하고 감태 등 해조류가 건강한 청정환경 유지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5. 11.23. 00:00:00

수중생태계가 잘 보존된 하도리 항공사진(드론 촬영).

양식장 배출수 등 오염원 없어 해양생태계 최적
3년만에 다시 찾은 마을어장 환경 여전히 양호
자율관리어업 통해 어장과 해양자원 지속 관리

제주바다의 미래를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본보 해양탐사팀이 최근 해양생태계가 살아있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마을어장을 3년만에 다시 찾았다. 동동포구 주변, 어촌체험마을로 조성된 이곳은 수중탐사를 진행하는 동안 제주바다가 간직하고 있는 균형감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청각과 감태 등 해조류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고 바다속도 해양쓰레기 등이 없어 말 그대로 청정상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어종도 다양해 인근 방파제에선 강태공들이 낚시에 여념이 없었다.

하도리 어장은 170만평 정도로 도내 마을어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활동하는 해녀는 현재 260여명에 이른다.

이곳은 지난 2008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잘피가 인공적으로 이식된 곳인데, 모래바당 2000평 정도의 잘피군락지가 형성돼 있었다. 잘피는 주로 파도의 영향이 심하지 않은 사니질 해안에 분포하는데 다른 해조류와 달리 뿌리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꽃을 피워 번식하는 해산현화식물이다.

잘피군락이 잘 발달해 있는 해역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산란장이나 어린 물고기 등의 먹이를 공급하며 생육장으로 이용되곤 한다. 특히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허벌판인 모래바당에 생물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바다를 인위적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의 성과였다.

인근에 바다 오염원이 적은 하도리 바다속엔 감태 등 해조류가 풍부하고 다양한 어종이 확인됐다. 특히 어장과 해양자원관리를 위한 어민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사진=특별취재팀

하도리 바다는 인근에 양식장이 적어 배출수로 인한 오염원이 최소화 됐으며 하천이 없기 때문에 육상개발로 인한 토사와 쓰레기의 유입이 없어 최고의 환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축복이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이같은 환경적 요인 외에도 특별한 노력으로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 복원의 성과를 이룩해 눈길을 끈다.

임백연(54) 하도리 어촌계장은 "지구온난화나 외부 오염원 증가 등이 어장 황폐화 원인으로 지적되긴 하지만 나는 생각을 달리한다. 바로 남획이 가장 큰 문제"라며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그만큼 자주가면 갈수록 손이 많이 가면 갈수록 좋은 결과를 얻는데 바다는 다르다. 경쟁하는 공간이 아니라 같이 나누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자율관리어업을 통한 어장·자원관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도리 바다에서는 한해 동안 120~130톤 가량의 소라를 수확하고 있다. 우뭇가사리도 140여톤에 이른다. 이러한 결과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2007년 소라 어획량은 30여톤에 불과했었다. 하도리 어촌계에선 2002년 그동안의 소라와 우뭇가사리에 대한 생산량 통계를 뽑아놓고 문제점 분석에 나섰다. 답은 먹이사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뭇가사리를 세번에 걸쳐 수확하면서 소라의 산란장과 먹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뭇가사리에 대한 작업 일수를 확 줄였다. 소라의 먹이를 놔둔 것이다. 당장의 소득보다 미래를 내다본 이같은 결정은 소라와 우뭇가사리 모두 생산량이 올라가는 효과를 거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3년 전국 자율관리어업 공동체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임 어촌계장은 "전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류를 하게 되면 일정기준 이상 크면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방류한 전복이 자라서 새끼를 낳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아야 한다"며 "너무 성급하고 조급하게 들면 안된다. 작업을 많이 하면 안된다. 균형을 잡아야 먹이사슬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 계장은 행정과 주민들 모두 자원관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임 계장은 "도내 각 마을어장별로 일정부분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해서 자연번식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다 자라서 밖으로 나오는 것들을 잡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자원들이 바글바글 할 것이다. 이것은 바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도리 어촌체험마을은 하도리의 마을환경과 생활문화를 연계한 관광기반시설로, 지난 2009년 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됐다. 어촌체험마을에는 해녀불턱과 원담, 해녀상징물, 백사장을 잇는 데크시설, 바다 용왕의 사자인 거북상이 설치돼 있다. 해녀들의 교육공간이자 정보나눔장소였던 불턱에서 이뤄지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불턱 앞에는 원담이 만들어져 있다. 원담에서는 어촌체험을 위한 관광객들의 바릇잡이 등 해산물도 채취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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