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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안 640리를 가다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6)문섬
열대어와 화려한 산호 목격… 2년새 아열대화 급속 진행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5. 12.14. 00:00:00

서귀포항 인근에 자리한 문섬 전경(드론 촬영). 사진=특별취재팀

수심 1~2m서도 연산호 발견
깊은곳엔 전갱이·방어 장관
아열대화 지속 모니터링 필요

서귀포항에서 남쪽으로 약 1.3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문섬.

서귀포 삼매봉 공원 아래 외돌개에서 보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이곳은 열대해역에서 북상승하는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쓰시마난류가 관통하는 곳이다. 이같은 환경은 열대어와 산호들의 좋은 서식공간이 된다.

연산호 중 개체수가 가장 많은 분홍바다맨드라미와 붉은 색을 띤 큰수지맨드라미, 가지수지맨드라미, 현란한 색깔의 밤수지맨드라미산호 등을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2년전 촬영된 문섬 앞바다 수중생태계 모습.

문섬 포인트는 초보 다이버들도 스쿠버를 하기에 부담이 없다. 파식대가 넓어 다이빙시 입·출수가 편안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심대가 다양해 초보에서부터 상급 다이버까지 활동폭이 넓다. 파식대 밑에는 수심이 낮아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수월하고 이 지점을 벗어나면 수심이 깊어지면서 상급 다이버들이 선호하는 코스가 나타난다.

문섬 다이빙은 새끼섬에 상륙해야 가능하다. 문섬 동쪽으로 바다고랑을 사이에 두고 본섬에 매달린 새끼섬은 봉우리가 엄지손가락을 세운 모양으로 솟아있어 일명 '엄지섬'또는 '엄지봉'으로도 불린다.

탐사대는 지난 2013년 8월 13일에 이어 2년만인 지난 10월 8일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문섬을 찾았다. 화려한 연산호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새끼섬 바닥에 있는 로프 가이드라인을 잡고 조류를 이겨내며 문섬에 다가간후 수심 15m 바닥으로 내려가자 낮은 수심대에서 보이던 모자반이나 톳 등은 사라지고 큰 기둥을 세우고 가지를 뻗은 맨드라미산호가 형형색색의 색깔과 화려한 자태로 탐사대를 반겼다. 분홍바다맨드라미, 붉은색을 띤 큰수지맨드라미, 가지수지맨드라미, 현란한 색깔의 밤수지맨드라미산호도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새끼섬을 오른편에 끼고 약 6~8m 전진하자 바위 틈새에선 전갱이가 군무를 이루고 있었다. 수심 20여m 정도 내려가자 시커멓게 드리워진 절벽 근처에 방어 무리가 유영을 하면서 탐사대를 경계했다.

2년만에 다시찾은 문섬 바다환경은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탐사에 동행한 조성익 수중촬영전문가는 "불과 15년전 만 해도 연산호를 구경하려면 5m 이상은 내려가야 했는데 지금은 수심이 불과 1~2m 밖에 안되는 곳에서도 연산호가 발견되고 있다"며 "제주바다의 아열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문가는 이어 "제주 바닷속 정원의 주인공 격인 연산호는 북부 지역 바다속까지 영역을 확장한 데 이어 문섬처럼 수심이 얕은 바다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수중생태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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