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프로레스에 여장을 풀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잔 것 같은 데 갑자기 들려온 총소리에 놀라 잠이 깼다. 얼른 일어나서 시계을 보니 새벽 4시 30분. 치안이 불안한 나라 과테말라, 한밤 중에 총격전이라도 벌어진 것일까. '탕'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멀리에서도 들리고 가까이에서도 들린다. 잠시 후 소리가 잦아들었다. 일단 일어나 숙소 밖 마당으로 나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숙소 바로 뒤에서 같은 소리가 들린다. '이건 굉장히 가까운 데?'조금 겁이 났다. 띠갈 마야유적지 띠갈 마야유적지 길거리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풍경 갑자기 주인 아저씨가 나를 끌고 옥상으로 데려갔다. 옥상에서 손으로 숙소 뒤를 가르키는 데 십자가가 달린 교회가 하나 보였다. 그 곳에서 '탕'하는 소리가 또 났다. 검은 연기도 피어올랐다. 짐작건대 새벽기도 시간을 알리는 폭죽소리인 것 같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하더니만….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티구아 중앙광장에 있는 교회 화산폭팔과 지진으로 폐허가 된 건물 프로레스섬의 석양 '아...김수운/당신은 진정한 배입니다. 삶의 여정을 실은 배말입니다./사람들은 항구에 머물어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죠. 모진 풍파가 두렵고 힘드니까요. 그러나 당신은 그렇지 않습니다./왜냐하면, 당신은 배의 존재 이유가 '항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번 험난할 여정을 기쁜 마음으로 승화시켜 무사히 돌아오실 겁니다./극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무소뿔처럼 잘 헤쳐나갈 겁니다. 당신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아는 탐라의 큰 배이니까요./힘들고 지칠때 스스로에게 외쳐보십시오. "나는 배다. 나는 배다. 폭풍우에도 끄떡없이 견뎌온 큰 배다". 모든 신들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백남익 드림.'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