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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안 640리를 가다
[제주해양리포트 7부: 2015 제주바다 생태복원 프로젝트 바다가 미래다] (11) 구좌읍 행원리
신재생 에너지 메카… 바닷속 생태계 파괴 심각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6. 01.25. 00:00:00

구좌읍 행원리 앞바다 전경. 사진=특별취재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육상양식단지(140만3968㎡)는 지난 1999년 옛 북제주군이 70억원을 투자해 경영수익사업 일환으로 만든 곳이다.

이곳을 선택한 것은 풍부한 지하 해수가 부존해 있고 겨울철 지하해수의 최저수온이 17~18℃로 유지돼 온수성 어류양식의 최적지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생사료 찌꺼기 암반마다 뒤덮여 모래언덕 형성
수조 침전·여과시설 해양생태계 보호 못해


이러한 환경적 특징으로 인해 이곳에는 현재 30여개 육상넙치양식장이 들어서 넙치를 생산해 내고 있다.

최근 행원리 육상양식단지 인근 바닷속은 사료 찌꺼기와 배설물이 바다에 쌓여 모래언덕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진=특별취재팀

육상양식장 배출수가 모아져 나오는 곳에는 '소수력 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육상양식장에서 24시간 바다로 흘려보내는 배출수로 수력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육상에는 풍력 발전기들이 돌아간다. 지난 1998년 국내 처음으로 행원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된 이후 현재까지 시설 용량 216㎿의 발전기들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381㎿규모의 풍력발전기가 추가 건설될 예정이다.

행원리는 현재 제주도의 관심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곳의 육상양식단지 인근 바닷속은 황폐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수중탐사 결과 육상양식장에서 배출수와 함께 나오는 사료 찌꺼기와 배설물이 15년 동안 바다에 쌓이면서 배출수가 흘러드는 인근 바다는 유용해양생물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바위에는 해변말미잘류가 부착해 마치 흰색곰팡이가 핀 것 처럼 보였고 흰모래 바닥도 검게 변해 있었다. 검은 모래속에는 폐사한 고동 등 해양생물들이 가득했다.

이곳 양식장들이 침전여과시설 등을 갖추고 배출수를 바다로 흘러보내고 있으나 해양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0월 17일 행원 육상양식장의 배출수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동쪽 마을어장의 수중 생태계 모습. 감태와 톳 등 다양한 해조류가 서식하고 있었다. 사진=특별취재팀

제주대 모 교수는 "넙치육상양식의 배출수 방류기준을 정했지만 배출수가 바닷물과 혼합되면 기준치는 아무 소용이 없고 전체 수조면적에 따라 침전시설과 여과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해양생태계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넙치양식장 배출수에 포함된 생사료 찌꺼기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배합사료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양식업자들이 배합사료를 먹인 경우 비만도 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사용을 기피하면서 제주바다 생태계는 갈수록 병들어 가고 있다. 배합사료 사업은 냉동된 생선을 갈아주는 생사료(MP) 사용으로 인한 연안 환경 오염 방지와 어족자원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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