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리는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은 갈등 치유의 시작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해군기지 군관사 시설 반대 시위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준공식날 강정마을회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 행사 갈등 진행형…원지사 진상조사 공약 이행 목소리 ↑ 마을공동체 회복사업 등 지원대책 갈등 해소 관건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 마음 속에 깊게 패인 갈등의 상처는 그대로다. ▶갈등은 여전=강정마을은 기나긴 싸움을 이어왔다.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 유치 건의 무효 확인과 행정절차 정지 청원을 내는 등 주민들의 뜻을 알리고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주민들은 전과자가 되어갔다.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특별사면이 수차례 건의됐지만 메아리도 없는 상태다. 모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강정마을 내에서, 제주지역 사회 내에서도 찬반으로 입장이 양분되며 갈등이 확산됐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다시 전운이 감돈다. 해군은 26일 사업현지에서 준공식을 정부행사로 개최한다. 하지만 강정마을회에선 강정마을을 군사기지가 아닌 '생명평화문화마을'로 조성하는 것을 선포하는 행사를 갖는다.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원 지사 공약 제자리=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나서며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진상조사를 통한 갈등해결' 공약을 내세웠다 진상조사 대상으로 건설 과정 전반을 꼽았다. 또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자존과 명예회복, 충분한 보상,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과 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 민형사상 법적 책임 조기 해결도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진전은 없다. 최근 제주도의회에서도 진상조사 추진을 촉구했다. 그동안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도정의 입장을 표하고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상규명을 시작으로 강정마을 갈등 해소 공약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으며 강정마을회와 해군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원 지사의 절충 노력이 한계를 드러낸 상태다. ▶마을 발전 뒷받침 관건=크루즈 터미널과 배후지의 친수공원 조성 공사는 주민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도가 내년 7월을 목표로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크루즈선 입항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크루즈선의 실제 입항 시기는 이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관광미항의 청사진이 장밋빛 환상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강정마을회는 지난해 8월 공동체 회복 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공동체 지속 방안을 주민 스스로 만들겠다며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마을에서 공동체 회복 사업 계획을 확정지으면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26일 열리는 준공식은 사실상 해군기지에 대한 것으로 '반쪽짜리 준공식'이다. 이번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이 또다른 갈등의 시작이 아닌, 갈등 치유의 시작임을 정부와 제주도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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