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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재출발점에 선 도시재생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입력 : 2016. 03.07. 00:00:00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국책사업의 하나가 도시재생이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도 차원에서는 이미 도시재생T/F를 운영하면서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실천비전과 추진 프로그램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마무리한 단계이다. 지역공모 제안을 통해 지원되는 도시재생사업에 올해 2월초 제주도가 선정, 발표되었고 지난 2월 27일에는 지사를 비롯한 도정의 도시,건축, 문화관련 행정책임자, 지역주민이 참가하는 원도심 현장시찰로 이어지면서 이제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출발점에 접어든 단계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도시관리측면에서 원도심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원도심은 무근성을 비롯하여 제주도시 형성의 과정, 즉 공간의 확장과 시간의 확장 속에 새겨진 많은 삶의 이야기, 역사적 문화적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제주의 정체성을 갖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시간의 확장개념에서 볼 때 원도심에는 오래된 땅, 장소가 내포하고 있는 수많은 역사적 흔적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탐라인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지고 남아있는 전통, 근대, 현대사의 역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공간의 확장개념에서도 제주시의 도시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삶의 문화 역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지역으로 제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이러한 과거의 도시정체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살릴 것은 살리고 버릴 것은 버려야 되는 선택과 집중의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원도심의 도시재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과거 정체성의 요소들 중 자원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재생하여 활용 가능한 것을 찾아내는 일은 도시재생사업의 중요한 업무의 하나이다.

과거의 원도심 개발 행태는 건축물의 고도(高度)를 중심으로 하는 외형적 확산에 치중한 나머지 친환경 제주다운 도시경관조성을 표방하면서도 진작 개발행태는 친환경적이지 못하였고, 지역성이 없는 초라한 도시경관과 생활환경을 양산하기만 하여 오히려 지역발전의 균형을 깨뜨리는 개발사업도 적지 않았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의 역사와 문화, 삶의 기반인 제주의 땅을 단순히 이익창출 우선의 개발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가치부여와 장기적인 발전의 가능성을 유지해 나가려는 인식전환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변화 다원화 시대에서의 제주도시의 미래상과 가치 역시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위에 도시재생T/F가 제시한 도시재생 추진전략 보고서에서는 궁극적으로 원도심이 지향하는 미래상을 '역사와 문화의 가치가 공존하고 정주환경 기반의 활기찬 경제생활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시의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실현방향이자 추구가치도 땅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 많이 개발하는 것보다는 적게 개발하는 것, 땅이 갖는 문화적 의미를 존중하는 것, 삶의 양식과 가치를 존중하고 생활의 영속성을 확보하는 것, 오래되고 낡은 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유형과 무형의 자원들에 대하여 공존과 조화, 절약하는 것, 기억, 추억, 애정, 애착이 가는 장소와 공간을 창출하는 것에 더욱 많은 실천적 의미를 두고 있다.

이제 도시재생사업은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다. 도시재생사업의 특성상 과거와 같이 행정에게만 책임과 부담을 지울 수 없는 일이며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된 일이기에 지역주민의 헌신적인 참여와 지원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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