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병원이 제주도내에서 처음으로 생체 간이식 수술 시대를 열었다. 생체 간이식은 그동안 수도권 등의 대형병원에서만 이뤄지면서 도내 환자들에게 시간적·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사진은 지난 2월26일 제주대학교병원 김영규 교수팀이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실시하고 있는 장면.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기증자 부족·비용·시행기관 등 '장벽' 제주대학교병원 2년간 준비끝에 결실 수술은 생체·뇌사자 간이식으로 나눠 제주대학교병원은 최근 외과 김영규 교수팀이 제주지역에서는 최초로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동안 간이식 수술은 제주지역에서는 시행되지 못해 수도권 등 다른 지방 대형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이번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을 계기로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 간이식의 조건과 생체 기증자의 문제 등에 대해 김영규 교수로 부터 자세히 알아본다. 간이식은 병든 간을 모두 제거하고 기증자의 간의 전체 또는 부분을 이식하는 것으로 간질환의 궁극적인 치료 방법이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발표한 2014년 장기별 생존율에서 간이식한 환자들의 9년 생존율이 무려 74.1%로 다른 치료법보다 우수하다. 그러나 장기 기증자의 부족과 간이식 비용, 시행 기관의 수도권 편중이 간이식 치료를 받는데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국내 간이식 건수는 1362건으로 약 90%는 수도권의 대형 병원에서 시행됐다. 제주도에서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서울로 간이식을 받기위해 가야 하기 때문에 간이식 비용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서울로 외래를 보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항공료와 체류비도 적지 않아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간질환의 궁극적인 치료 방법으로서의 간이식을 제주도에서 시행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세심하고 꾸준히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26일 도내에서 최초로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해 간이식 수혜자는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김영규 교수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 간이식 수술은 크게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으로 나뉜다.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기증자의 간을 간정맥, 간동맥, 간담관, 간문맥을 섬세하게 보존해 좌간 또는 우간을 절제, 수혜자의 혈관과 담도에 문합하는 것이다. 뇌사자 간이식은 뇌사 장기 기증자의 간을 전체 또는 일부분을 적출해 수혜자의 혈관과 담도에 문합하는 것이다. 수술 기술적으로는 생체 간 기증자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야 하며, 문합하는 혈관이나 담도 등도 뇌사자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으며 그로 인한 합병증이 많다. 그러나 뇌사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한국에서 생체 간이식 비율이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생체 간이식의 장점은 뇌사 장기기증자의 간을 기다리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 간을 받을 수 있으며, 뇌사 장기기증자의 간에 비해 좋은 상태의 간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간이식의 조건 기증자의 간을 수혜자에게 이식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는 간 크기의 적합성과 혈액형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식할 간의 크기가 수혜자의 표준 간 용적의 40% 이상, 또는 이식 간의 무게가 수혜자 체중의 1% 이상 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수술 기법과 환자 관리가 발전함에 따라 간의 무게가 수혜자 체중의 1% 이하, 기증자에게 남은 간이 30% 이하인 경우,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선택적으로 이식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혈액형별로 간을 받을 수 있는 혈액형, 간을 줄 수 있는 혈액형이 정해져 있다. O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간을 줄 수 있지만 O형은 간을 같은 혈액형인 경우만 받을 수 있다. AB형은 모든 혈액형으로부터 간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혈액형인 경우에만 줄 수 있다. 혈액형이 일치하는 경우는 간을 모두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혈액형이 서로 맞지 않아도 생체 간이식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2014년도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비율이 15%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되면서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아도 간기증자가 될 수 있다. # 기증자의 문제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보다 고난이도의 수술 기술이 필요하고,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대수술인 간 절제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있다. 성인 사이의 생체 간이식에서는 간의 60~70%를 차지하는 우간을 대개 절제한다. 기증자의 간이 절제되면 남은 간은 보상성 과증식을 하여 4~6주 내에 모든 간기능을 회복하고, 수술 전의 부피를 회복한다. 건강한 기증자라면 일반적으로 간의 70%를 비교적 안전하게 절제할 수 있다. 이식을 받은 수혜자의 간은 기능이나 용적 면에서 완전히 회복되는데 기증자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다수 논문에 의하면 간기증자의 합병증 발생률은 10% 정도이고 드물게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합병증으로는 담즙 누출을 포함한 담도 관련 문제, 음식물의 위통과 지연, 출혈, 감염 등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전세계적으로 간을 기증한 후 사망한 예가 20건 정도 보고됐고, 발생 빈도는 0.001~0.002%로 알려져 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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