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난달 26일자 신문을 마지막으로 윤전기를 멈췄다.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한 것이다. 미디어 환경이 점차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소식은 종이신문 시장에 충격과 우려를 안겼다. 이런 상황에서 맞는 신문의 날, 종이신문 기자로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신문의 날은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인 4월 7일을 기념해 1957년 제정됐다. 기자는 종이신문의 존폐를 논하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신문이라는 난파하고 있는 배에 호기롭게 탑승해 새는 물을 막아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1년여간 신문사에서 지내면서 이러한 생각은 달라졌다. 한라일보 편집국에는 일주일에도 여러 통의 손편지가 전달된다. 편지는 주로 회사까지 먼 길을 찾아온 분들이 담당자의 손에 직접 쥐어주거나 등기우편을 통해 보내진다. 편지봉투 안에는 소통하고자 하는 도민들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 어느 날은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을 우려한 한 농민의 부탁이 담겨 있고, 어느 날은 무범지대가 되어버린 제주도의 교통 실태를 걱정하는 도민의 당부가 들어있다. 한 자 한 자 손수 써 내려간 기고문 뒷장에는 자신의 이력과 사진 한 장이 붙여져 있고 '한라일보를 몇 년째 구독 중인 독자입니다'라는 단골멘트가 딸려온다. 도민들의 소중한 걸음이 모여 한라일보라는 일간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종이신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어떤 형태가 됐든 뉴스의 근간인 종이신문의 정신이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박이 없을 것이다. 한 부의 신문을 위해 들인 수많은 도민들의 걸음과 기자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미디어 파워'가 여전히 종이 신문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잠시만 실시간 검색어에서 눈을 돌려 신문을 찾아보자. 바로 옆, 내 이웃의 선행과 아픔이, 관심을 필요로하는 제주의 이야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임수아 편집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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