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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우리 어린이집은 안녕하십니까?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입력 : 2016. 04.11. 00:00:00
일본이 보육대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린자녀를 둔 수많은 주부들이 자진해서 국회의사당 앞으로 나와 "우리 아이들을 보낼 어린이집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선진 일본이 보육기관이 부족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격을 갖춘 보육교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교사의 처우가 열악해 남아있는 보육교사 또한 보육현장을 떠나 보육기관의 부족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국제뉴스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보육의 미래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든다.

최근 도내 보육현장에 폐원 안내문이 돌고 있다. 그 시기가 유아의 졸업시기인 경우도 있지만 때 늦은 폐원으로 학부모의 마음을 극심한 불안으로 내몰고 있다. 물론 폐원을 결정하는 어린이집의 심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현재 폐원 위험이 있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당장 아동을 돌볼 곳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그럼 왜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을 폐원하는 것일까? 첫 번째 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2013년 전면 무상보육정책 시행 후 1년 만에 보육비 일부 지원과 양육수당 지원정책으로 정책의 정정이며, 두 번째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는 교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그리고 보육교사의 자존감의 문제이다.

보육교사의 직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전문가적인 동기와 열정 없이는 하기 힘든 직업이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으로 미래 인재양성을 위한 보육교사의 역할은 중요하며,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자존감 만족도가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보육(교육) 환경과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운영하는 교사가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있지 못할 때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사의 자기 직무에 대한 만족여부는 교사의 사기를 결정하며, 단지 교사에 대한 경제적 처우의 문제를 넘어서 직무 환경과 사회적 인식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문제라고 제시하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자꾸 낮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한다. 왜 이렇게 점점 자존감이 낮아질까.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후 쏟아지는 세상의 비난, 자신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선들 속에서 어린이집 교사들이 많이들 그만둔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뉴스이며 더욱이 황당한 것은 그 어디에도 이런 사회구조를 만들어 놓은 정부가 자신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은 없고 오직 감시와 처벌을 위한 CCTV 설치뿐인 것이 자존감이 떨어져 어린이집 현장을 떠나게 하고 있다. 더욱 슬픈 현실은 보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스킨쉽을 자제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쁘다고 쓰다듬어도 CCTV를 통해 보면 자칫 폭행처럼 보이고 앞뒤 상황 보지 않고 한순간의 단면만 보면 폭행교사로 낙인찍힐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는 뜻이라 한다.

어린이집에서 즐겁게 아이들을 보육해야 할 교사가 불행한 사회가 정상일까? 현재 보육교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는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보육교사 처우개선은 교사의 자존감 향상과 교사로서의 삶의 질 개선, 더불어 교사로 하여금 자신의 역할이 어린 생명의 잠재가능성을 개발하여 풍성한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할 수 있다. 아이와 부모, 보육교직원이 모두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는 더 세밀한 보육정책을 마련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보육도시, 여성이 행복한 도시로 가는 길을 우리 정부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봉희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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