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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7주년]['전기차 메카 제주'의 허와 실](1)프롤로그
'전기차 도시' 탄생 갈림길… 세계가 제주섬 주목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6. 04.22. 00:00:00

제주특별자치도가 2030년까지 도내 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인 보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긴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국내외 시장 변화 등 구매 유인력이 떨어지면서 올해 목표하고 있는 4000대 보급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 행사장 모습./사진=한라일보DB

오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 제주' 실현 위해
모든 차량 전기차 대체…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올해 보급 물량 4000대 중 현재 1532대 보급 그쳐

2030년 제주, 도로에 전기차만 보인다. 버스, 택시, 자가용 등 모두 전기차라 매연으로 인한 환경오염 걱정은 접어두시라. 지금의 주유소나 가스 충전소는 전기차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로 대체됐다. 이같은 충전소는 물론 내집, 우리 아파트 주차장 어디에서든 충전기를 이용해 때와 장소에 구애 없이 차를 충전한다. 충전시간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마치 휴대전화를 쓰듯 말이다. 과연 이런 날이 올까.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의 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을 소개하며 제주특별자치도의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없는 섬)'를 대표 사례로 강조했다.

2030년까지 제주지역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고, 풍력과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소비량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제주 사례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이슈로 주목하게 만들었다.

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 행사장 모습. /사진=한라일보DB

전기차 에코랠리대회 모습. /사진=한라일보DB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 제주'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전 세계가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 구축, 스마트그리드 강소기업 육성, 전문인재 육성, 풍력서비스 관련 육해상 풍력발전단지 구축 및 운용기술 확보, 신재생기반 6차 융합산업 활성화, 신재생에너지원 지속 발굴, 전기차 보급 확대, 도내 전역 충전인프라 구축, 전기차 연관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본격 추진중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보급은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대표적이면서도 시발점인 정책이다.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의 실태를 점검하고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탄소없는 섬, 제주'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제주도는 2015년 9월 '전기차 중장기 종합계획(2015~2030)'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2017년까지 도내 운행 차량의 10%인 2만9000대를 전기차로 대체한다. 2020년까지는 40%인 13만 5000대를, 2030년까지는 100%인 37만7000여대를 전기차로 전환한다. 또 2030년까지 도내에 충전기 7만5000기를 구축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 성공기원 '2016 르노 포뮬러e 로드쇼'. /사진=한라일보DB

제주를 누비는 전기차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2011년 관용차로 보급되기 시작해 지난달 기준으로 2366대가 운행중이다. 2013년부터 민간보급이 추진되면서 그 수가 2012년(193대)보다 90% 이상 급증했다.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은 공격적이다.

2011년 4월 제주도는 환경부로부터 전기차 선도도시로 지정받았다. 서울과 대전, 광주, 창원, 영광, 당진, 포항, 안산, 춘천 등 10대 도시와 함께다.

2013년 전기차 민간보급을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전기차 에코랠리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5월 제주도는 세계전기자동차협회가 주최하는 제28차 세계 전기자동차 국제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세계 전기차 모범도시상(E-Visionary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전기차 충전소. /사진=한라일보DB

올해는 전기차 4000대가 추가 공급되고 있다.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전국 보급물량의 절반이 제주에 배정된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를 사겠다고 신청 접수된 차량대수는 우선보급기간 500여대,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열린 특별보급기간 1080여대 등에 불과하다. 이날 실제 보급이 확정된 물량은 이보다도 적은 1532대다.

긴 충전시간과 충전 후 주행거리 등 기술적인 한계와 충전 및 정비 인프라 미흡, 테슬라 전기차 열풍 등 국내외 시장 상황 급변 등 전기차 구매 유인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전기차정비협동조합의 전문정비센터를 찾아 현장점검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한라일보DB

제주도는 비상이다.

4월 1일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실·국장, 총무과장 등 전 부서가 참여하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 추진 TF단'을 구성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TF단에서는 전기차 정책과 추진방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전기차 친화적인 정책개발 및 법령·제도개선 추진, 부서별 전기차 전환 정책 역할 정립·추진 등 전기차 정책의 성공 추진을 위해 전 부서의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TF단은 최근 1차 회의를 열고 전기차 카셰어링 활성화 방안, 사업용 전기차 보급 방안, 관용차 전기차 전환 방안, 공공기관 완속충전기·급속충전기 교체 방안 추진상황 등에 대해 점검했다.

제주도는 또한 전기차 보급과 산업 육성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에너지산업과 내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전기차산업정책기획단'도 구성하고, 내년 조직개편 이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제주테크노파크와 제주발전연구원에서 전문가 1명씩 지원받아 전기차 보급 확산과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과 세부실천과제를 마련하고, 에너지신산업 발굴, 전기차 정책 평가, 전기차 산업활성화를 위한 대학, 연구기관 등 협력모델 제시 등 신규사업 발굴과 선도 정책 사업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최태경·강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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